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계속 군 복무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변희수(22) 하사에 육군이 전역 처분을 내린 사건에 대해 주요 외신들이 "한국은 다양성이 존중받지 못하는 보수적인 사회"라고 지적했다.
23일 미국 뉴욕타임즈(NYT)는 이번 사건을 보도하며 "성소수자(LGBT,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에 대한 한국 사회의 관용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했다.
NYT은 "한국은 수십 년 간 이어진 저출산으로 60만명에 달하는 군대 인원을 채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서도 성전환 수술을 받은 하사에 강제로 전역 처분을 내렸다"며 "한국 사회는 전세계적으로 지지를 받는 추세인 LGBT에 대한 깊은 편견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한국의 군사 형사법은 군인들의 ‘성행위 및 기타 음란한 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이를 어기면 최대 2년의 징역형을 선고받는다"면서 "군대 내에서 게이와 트랜스젠더 군인은 오랫동안 차별과 학대를 겪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사안이 게이와 트랜스젠더가 사회적으로 보수적인 한국에서 맡을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를 가늠하는 하나의 시험대였다"며 "최근 몇년 동안 LGBT 커뮤니티가 확대됐음에도 한국은 이들에게 여전히 관대하지 않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대만, 게이라고 공표한 의원을 선출한 일본 등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보다 여전히 관용(다양성 인정)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영국 BBC 방송은 "한국에서 LGBT가 되는 것은 장애나 정신 질환으로 분류되고, 강력한 보수 교회에 의해 죄로 여겨진다. 또한 이를 막을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어 있지 않다"며 "한국의 안티 LGBT 운동가들은 해당 군인의 개인정보를 알아내려고 시도하고 반대 시위까지 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최근 한국에서 LGBT 퍼레이드 등 관련 행사가 증가하는 현상은 느리지만 분명한 변화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BBC에 따르면 전세계에 약 9000명의 트랜스젠더 군인이 활동하고 있으며, 영국을 비롯한 많은 유럽 국가와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이스라엘, 볼리비아 등에서는 트랜스젠더들이 공개적으로 군복무를 할 수 있다.
해당 외신들은 모두 이번 사건에 대해 보도하면서 변희수 하사를 ‘그 남자’(He)가 아닌 ‘그녀’(she)로 표현했다.
앞서 육군은 군 복무 중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한 변희수 하사에 대해 22일 전역 처분전역심사위원회를 열고 "군인사법 등 관계 법령상의 기준에 따라 계속 복무할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한다"며 전역처분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