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째 산불이 꺼지지 않고 있는 호주에 드디어 비가 내렸다. 그러나 산불이 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잠시, 뇌우·수질오염·산사태 등 폭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가디언과 호주 공영 ABC방송 등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각) 오후부터 호주 멜버른에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집중호우가 내리기 시작했다. 또 산불 피해 지역인 뉴사우스웨일즈(NSW)에도 저기압의 영향으로 큰비가 내리기 시작해 120건의 산불 중 32건이 꺼졌다.

이날 세인트올번스 등 일부 서쪽 교외 지역은 77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같은 날 아발론에서는 30분 만에 44mm가량의 비가 쏟아지고, 110km에 이르는 돌풍이 몰아치기도 했다.

비 내리기 시작하는 호주 산불 지역.

호주 기상청은 폭우가 산불 진화에는 도움이 되지만, 홍수·산사태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NSW주 동북부의 탬워스·더 헌터 그리고 남동부의 사우스 코스트 등 폭우 지역을 대상으로 극심한 뇌우 주의보를 발령했다. 기상청은 오는 16일부터 19일 사이 30~80mm가량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으며, 이번 비는 최대 몇 달 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브라 셰브런 예보관은 "뇌우를 동반한 폭우로 도로에 물구덩이가 생기거나 돌발 홍수가 날 위험이 크다"면서 "산불 지역 주민들은 산사태와 불에 약해진 나무가 뽑히거나 꺾히는 사고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기상청은 산불에 탄 나무·토양·돌의 재와 잔해가 빗물에 쓸려 강이나 식수원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