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미사일에 맞아 격추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사람을 체포했다고 영국 BBC가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체포된 사람은 국가안보와 관련된 혐의로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동영상을 누군가로부터 받아 지난 9일 대중에 공개한 영국의 이란 출신 언론인은 "영상을 찍은 사람(영웅)은 안전하며, 이란이 엉뚱한 사람을 체포했다"고 트위터에 주장했다. 당시 동영상은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에 공개되며 화제가 됐다.

격추 동영상을 공개한 언론인 나리만 가리브씨는 이란의 동영상 촬영자 체포 소식에 "나는 많은 전화를 받았다"면서 "나에게 영상을 준 이는 안전하고, 이란이 동영상 촬영자 체포라는 또 다른 거짓말을 하는 듯하다"라고 트위터에 썼다.

또 그는 격추 책임이 있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격추를 조직이 아닌 ‘개인’의 잘못으로 돌리려고 하면서 이란 정부와 갈등을 빚는 것과 관련해서도 "왜 이란이 그(동영상 촬영자)를 체포해야하는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앞서 이란은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사고로 용의자 여러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이란 사법부 대변인인 골람호세인 에스마일리는 이번 추락 사고로 여러명이 구금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이란 반(反)정부 시위와 관련해서도 "불법 집회에 참여한 약 30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하산 루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번 조사가 ‘특별 법원’에 의해 감독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추락 사고는 정기적이고 일상적인 사건이 아닐 것"이라면서 "전 세계가 이 법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비극적인 사건이 한 개인에게 비난을 받아서는 안된다"면서 "(격추) 방아쇠를 당긴 사람은 물론 책임이 있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앞서 격추설을 부인하다 뒤늦게 격추를 시인했다. 격추 동영상이 언론에 공개되고 또 소셜미디어(SNS)에 공유되면서 격추를 시인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

한편 이날 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NS를 통해 공유된 이란의 보안 카메라에 찍한 격추 동영상을 검증했다면서 "여객기는 이란이 쏜 두번째 미사일에 격추됐다"면서 "이란이 ‘적기로 오인’했다는 해명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