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장이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로부터 욕설 등 폭언을 당하는 녹음파일이 공개됐다. 이 교수는 권역외상센터 운영을 놓고 병원 윗선과 갈등을 겪는 가운데 지난달부터 2개월 예정으로 태평양 횡단 항해 해군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MBC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유 원장은 이 교수에게 "때려치워, 이 XX야. 꺼져. 인간 같지도 않은 XX 말이야. 나랑 한 판 붙을래?"라고 소리쳤다. 이에 이 교수는 "아닙니다. 그런 거..."라며 힘없는 목소리로 답했다. 두 사람의 대화가 녹음된 구체적인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13일 MBC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이국종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장이 권역외상센터 운영과 관련해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에게 욕설 등 폭언을 당하는 상황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MBC뉴스 캡처
이 교수는 해군훈련 참가 직전 MBC와 만나 닥터헬기(응급의료전용헬기) 도입이 잘 이뤄지지 않았고, 병원 내부에서도 갈등을 겪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 교수는 당시 상황에 대해 "이번에 우리 스태프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그냥 제가 깨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MBC 인터뷰에서 "보건복지부와 경기도에서 국정감사까지 하고 그랬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로서는 최고 단계까지 보고한 거 아닌가"라며 "헬기를 새로 사달라고 한 적도 없다. 아무거나 날아다니면 되는데, 그냥 너무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인력, 닥터헬기, 그리고 병상 문제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권역외상센터의 처지에 한때는 병원을 그만두고 한국을 떠나는 것까지 고민했다고 MBC는 전했다.

이 교수는 "병원에서는 저만 가만히 있으면 조용하다고 하더라. 제가 틀렸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면서 "한국은 원래 그렇게 하는 나라가 아닌데"라고 했다.

MBC는 "이 교수가 그래도 외상센터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에 일단 2개월 동안 병원을 떠나 마음을 추슬러 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아주대병원 측은 언론을 통해 "이 교수는 해군과 함께 하는 훈련에 참석 중이어서 현재 한국에 없고 병원 측은 녹음파일과 관련해 밝힐 입장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