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서점가에서 꼽는 기대신간

2020년 새해가 다가오면서 애독자들 사이에서는 신간에 대한 기대감이 서려있다.

11일 교보문고와 예스24 등 서점가에서 눈 여겨보고 있는 목록을 토대로 살펴본 올해 기대되는 신작과 발매 예정작에는 어떤 작품들이 있을까.

우선 지난해 말과 이달 초에 걸쳐 이미 출간된 도서들을 살펴보면 마거릿 애트우드의 소설 '증언들'과 타라 웨스트오버의 '배움의 발견', 법정스님의 열반 10주기 특별판 '스스로 행복하라', 빌 브라이슨의 '더 바디', 조지 길더의 '구글의 종말' 등이 있다.

마거릿 애트우드는 1985년 성과 권력을 다룬 디스토피아 소설의 대표작 '시녀 이야기'를 출간했다. 이 책은 전 세계 10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저자는 '시녀 이야기'에 대한 독자들의 질문에서 새 책 '증언들'의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후속작인 셈이다.'증언들'은 미국에서만 초판으로 50만부를 찍었는데 곧바로 증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출간과 동시에 미국 최대 서점 아마존과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등 전미 서점가를 휩쓸었다. 영국에서도 매 4초마다 한 권씩 팔렸다고 한다. 지난해 10월에는 권위있는 문학상인 부커상을 수상했다.

'배움의 발견'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역사학 박사 타라 웨스트오버의 회고록이다. '배움을 통한 한 소녀의 홀로서기'로 소개된다.

박사는 세상의 종말이 임박했다고 믿는 모르몬교 근본주의자였고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컸던 아버지로 인해 16년 동안 학교에 다니지 못했다고 한다. 기초 교육과정을 모두 건너뛴 채로 대입자격시험을 치른 뒤 17세에 대학에 합격했다. 배움을 통해 자신의 삶을 보는 눈을 얻었고 그 삶을 변화시킬 의지를 갖게 됐음을 전한다.

법정스님의 특별판 '스스로 행복하라'는 스님이 남긴 글들 중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글을 가려 뽑아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더 이상 자신의 글들을 출판하지 말라는 스님의 유언 이후 대부분의 책이 절판돼 구하기 어려웠던 상황에서 세상에 나오게 됐다. 인터파크에서는 출간 첫 주 베스트셀러 차트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매년 새해 트렌드를 내다보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의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트렌드 로드 : 뉴욕 임파서블'이 출간됐고 미국의 유명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조지 길더가 인터넷 중심의 네트워크 시대가 가고 블록체인이 가상화폐 시대를 열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구글의 종말'을 내놓았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의 저자 빌 브라이슨이 우리 몸을 잘 사용하기 위해 알아야 할 사항들을 담은 '바디 : 우리 몸 안내서'도 서가에 자리하고 있다.

출간 예정 기대작들을 장르별로 보면 소설 분야에선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 수상작인 '채식주의자' 저자 한강 작가의 신작이 나올 예정이다.한강 작가의 차기작은 황순원문학상 수상작과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에 새로운 연재소설을 엮은 소설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추리소설의 여왕이라 불리는 미야베 미유키의 데뷔 30주년 장편소설 '세상의 봄'은 내달 중 상·하권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막부 말기를 배경으로 누명을 뒤짚어쓴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마을을 떠난 청년의 고된 여정과 사랑이야기를 그렸다.

한국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장편 '판도라'도 오는 5월 독자들을 만난다. 지난해 6월 소설 '죽음' 출간을 기념해 방한했던 때 작가가 밝혔던 대로 신작은 '환생'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인문 분야에서는 내달 출간 예정인 신경정신과 전문의 양창순 박사의 '명리 심리학'이 눈에 띈다.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담백하게 산다는 것' 등에 이어 운명을 결정하는 명리학과 기질을 설명하는 심리학을 동시에 다룬 내용으로 찾아온다.

세계적인 석학들의 새로운 작품도 대기 중이다. 이들은 세월이 지남에 따라 그 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해석, 전망 등을 내놓아 왔기에 기대가 더해진다.

'멀고도 가까운'으로 극찬을 받았던 미국의 여성인권운동가 리베카 솔닛의 '누구의 이야기인가 : 오래된 전쟁, 새로운 챕터'가 이달 중 나올 예정이다. 페미니즘 산문집으로, 지난해부터 이어져 오는 국내 페미니즘 열풍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하버드 대학교 정치철학 교수 마이클 샌델의 '능력 우선주의의 폭정'과 '사피엔스'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유발 하라리가 참여한 '욕망의 자본주의'가 출간 대기 중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의 자서전은 오는 10월 중 예정돼 있으며 '알쓸신잡' 건축가 유현준의 '유럽건축기행'도 나올 예정이다.

사회정치 분야에서는마이크로소프트의 창시자 빌 게이츠의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이 주목된다. 빌 게이츠가 경영에서 물러난 후 아내와 함께 운영 중인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환경·기후 관련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기후재앙을 피할 실현가능한 해법을 담고 있다. 올 6월 서점에서 볼 수 있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자본과 이데올로기'는 올해 1분기 중 독자들 앞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신작은 2014년 출간돼 국내에서 20만부가 판매됐던 '21세기 자본'의 후속작 성격을 띠고 있다.

이 외에 경제학자 우석훈의 '젠더 경제학', 영국 작가 카렌 암스트롱의 '신의 전쟁', 미국 나사 로봇공학자 출신 랜들 먼로의 '더 위험한 과학책', 이원복 선생의 '먼나라 이웃나라 21, 러시아편' 등도 독자들과 마주할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