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임택근씨가 지난 11일 오후 8시 별세했다. 향년 89세.

임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심장 문제로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11월 뇌경색 진단을 받으며 투병을 이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부터는 폐렴을 앓았다고 한다. 임씨 유족 측은 언론 인터뷰에서 "임씨가 마지막까지 의식이 있었고, 간병하는 가족들 곁에서 편안하게 가셨다"면서도 "유언을 남길만한 상황은 되지 못했다"고 했다.

임씨는 서울 종로 출생으로 1951년 연희대학교(현 연세대학교) 1학년 시절 중앙방송국 아나운서로 입사한 국내 1세대 아나운서로 꼽힌다.

임씨는 1964년 문화방송(MBC)으로 이직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1969년에는 아침 프로그램인 ‘임택근 모닝쇼’를 진행했다. 이는 국내 TV 프로그램 사상 처음으로 진행자 이름이 들어간 사례다.

임씨는 1971년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했고, MBC로 복귀해 사장 직무대행까지 지냈다. 퇴사 후에는 한국종합광고 회장, 케이트웨이항공화물 회장 등으로 일했다. 방송문화진흥회 감사와 연세대 총동문회 부회장과 한국아나운서클럽 회장도 지냈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은 지난 2009년 그를 ‘방송인 명예의 전당’에 헌액했다.

스타 아나운서였던 임씨는 복잡한 가족사로도 대중의 입길에 올랐다. 그의 아들인 가수 임재범은 2011년 KBS 토크쇼 ‘승승장구’에서 임씨와 이복동생인 탤런트 손지창에 관한 이야기를 공개하기도 했다. 임재범은 임씨의 두번째 부인, 손지창은 세번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얻은 혼외자식이다.

임씨는 2011~2014년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의 외삼촌이기도 하다. 성 김의 아버지이자 중앙정보부 요원 출신의 김기완이 고인의 자형이다.

고인의 빈소는 강남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4호실에 차려졌다. 조문은 이날 오후 1시부터 할 수 있다. 발인은 오는 14일 오전 8시 예정이며, 장지는 용인 천주교회다. 상주는 임재범이다. 배우 손지창과 그의 부인인 배우 오연수도 함께 빈소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