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에 성공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11일(현지시각)에 진행된 대만 총통 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차이 총통은 이날 발표된 예비 결과에서 817만표 이상을 획득, 1996년 이후 치러진 국민 투표 중 단일 후보로는 가장 높은 득표를 기록했다. 종전 기록은 2008년 선거의 766만표였다.

WSJ는 대만에서 반중국 여론이 확산되면서 대만 독립 성향인 민진당 차이 총통이 새로운 4년의 임기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차이 총통의 상대 후보이자 가오슝 시장인 국민당 한궈위는 265만표 이상의 표차로 패배를 인정했다. 한 시장은 이번 선거에서 중국과 교류를 확대하자는 입장이었다.

차이 총통은 재선을 위해 중국과 분리된 대만의 정체성을 옹호했고, 중국의 경제·정치적 압력에 대한 취약점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홍콩에서 반중국 시위가 격화되면서 대만 국민들 역시 중국의 압력에 맞서기 위해 대만의 민주주의를 옹호한 것으로 분석된다.

차이 총통은 이날 타이페이에서 열린 승리 연설에서 "대만은 우리의 자유 민주주의를 통한 삶이 얼마나 번영하고 국가를 번영시키는지 보여주고 있다"면서 "대만 국민들은 우리의 주권과 민주주의가 위협받을 때 우리의 결의를 더욱 크게 외칠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차이 총통의 승리는 인구 2400만명의 대만을 중국 공산당 통제 하에 두려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 타격을 줬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은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차이 총통의 재선에 대해 침묵을 유지했다고 보도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