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 부부가 영국 왕실의 고위 구성원 역할에서 물러나 독립적인 삶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하자 영국 왕실이 이를 수용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은 9일(현지시각)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찰스 왕세자, 윌리엄 왕세손이 보좌관들에게 해리 왕자 부부 사태 해결책을 수일 안에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날 이들은 대책 회의를 한 후 해리 왕자 부부가 왕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보좌진에 영국과 캐나다 정부, 해리 왕자 부부와 협력하라고 지시했다. 가디언은 왕실 당국자들이 수일 안에 합의된 해결책을 공개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버킹엄궁은 앞서 공식 성명에서 해리 왕자 부부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 걸릴 복잡한 문제"라고 밝혔지만, 왕실 내부에선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어 보인다고 가디언은 분위기를 전했다.
해리 왕자와 마클 왕자비는 지난 8일 버킹엄궁을 통해 성명을 발표하고 "수개월간 심사숙고와 내부 논의 끝에 올해 이 제도 내에서 진보적인 새로운 역할을 개척하기 위해 변화(transition)를 선택하기로 했다"며 "우리는 '시니어'(senior) 왕실가족 일원에서 한 걸음 물러나는 한편, 재정적으로 독립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는 앞으로 영국과 북미에서 균형적으로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리적 균형은 우리 아들을 왕실의 전통에 대한 감사함을 갖고 키우는 한편으로 새 자선단체 설립을 포함한 새로운 장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기회를 우리 가족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리 왕자는 형 윌리엄 왕세손과의 불화, 마클 왕자비와 친아버지 간 갈등 등 사생활에 대한 언론의 과도한 관심에 따른 피로감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왕자 부부가 사전 조율 과정 없이 갑작스럽게 '왕실 독립'을 선언한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왕실 전문 작가인 페니 주너는 "이들은 자영업자가 아니라 가족 기업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라며 "아무런 상의 없이 이런 발표를 하는 것은 매우 이상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