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장소로 인사안 가져오라 요구"
"지역·기수 안배… 가장 균형있는 인사"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9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의견 수렴 절차 없이 강행됐다는 지적에 대해 "윤 총장이 장관의 명(命)을 거역한 것"이라고 했다. 현직 장관이 현직 검찰총장이 항명했다고 공개 비판한 것이다. 지난 8일 인사에서 대검찰청의 차장, 반부패·강력부장, 공공수사부장 등 청와대와 여당의 울산시장 선거 공작과 유재수 비리 비호 사건 수사를 지휘해 온 윤 총장 참모들이 모두 좌천됐다.

추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번 인사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검찰청법 34조를 위반한 것 아니냐'는 자유한국당 정점식 의원 질의에 "내가 위반한 것이 아니라 총장이 저의 명을 거역한 것"이라고 했다. 추 장관은 "총장에게 인사 의견을 내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지 않았다)"고 했다.

추 장관은 "인사위원회 개최 전날에도 검찰총장에게 의견을 내라고 했고, 또 1시간 이상 전화통화를 하면서 의견을 내라고 했다"며 "당일에도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무려 6시간을 기다렸다. 그러나 검찰총장은 제3의 장소로 구체적인 인사안을 갖고 오라는 법령과 관례도 없는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인사위 개최 30분 전 검찰총장을 법무부로 오라고 한 것은 전례가 없다'는 지적에는 "전례가 있고 없고는 장관과 총장이 풀어갈 문제"라고 했다.

추 장관은 이번 인사에 대해 "지역 안배와 기수 안배를 했다"며 "가장 형평성 있고 균형있는 인사라 생각한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