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출 거부로 청문회 껍데기로 만들어…보고서 채택불가"
주호영 "이 상태로는 '절름발이 총리'...후유증이 엄청날 것"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지난 7~8일 이틀간 국회 인사청문회를 실시한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도저히 적격판정을 내리기 어렵다"며 "검증위원회 구성을 요구한다"고 9일 말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에 대한 의혹 등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을 경우 의결을 거쳐 검증을 할 수 있다.

자유한국당 심재철(가운데)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후보자 의혹 가운데 확인되지 않은 의혹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검증을 기피한다면 한국당은 청문보고서를 채택할 수 없다"고 했다.

심 원내대표는 "정 후보자에 대한 도덕성 등 관련 의혹이 여러 개 있었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소명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한국당은) 정 후보자의 사조직으로 보이는 국민시대와 미래농촌연구회에 대한 조사, 화성 동탄 택지개발 의혹의 감사원 보고서에 기록된 인물에 대한 면담을 요구했다"며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약속부터 먼저 해달라고 했다. 앞뒤가 바뀐 요구를 국민 어느 누가 납득하겠다"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정 후보자는 진실 규명에 필요한 자료를 일절 제출하지 않았다"며 "청문위원들이 의혹을 검증할 수 없도록 차단하고 방해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는 국회를 능멸하는 행위이며, 인사청문회를 껍데기로 만들었다"며 "무조건 버티면 더불어민주당과 '심·정·손·박'(심상정·정동영·손학규·박지원 등 범여권 군소야당 대표)이 머릿수 힘으로 임명동의안을 처리해주겠지라는 심보로 청문회를 하나 마나 한 것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한국당 주호영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상태로 총리가 된다면 ‘절름발이 총리’고, 후유증이 엄청날 것"이라며 "후보자가 낸 자료가 너무 부실해 검증위를 만들자고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오는 13일 본회의를 열고 정 후보자 인준동의안 표결을 강행할 수 있지 않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민주당이 밀어붙이면 한국당은 '우보'(소걸음) 전술을 쓸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억지로 시간을 지연하려는 게 아니라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후보자가 왜 부적격인지 국민에게 알릴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