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우크라이나 국제 항공 소속의 보잉 737-800 여객기 추락 사고로 176명 전원이 사망하면서 회사 재건에 힘쓰던 보잉사의 부담이 한층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수년간 잦은 사고로 대형 참사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보잉사의 기체 설계나 제조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8일(현지 시각) AP통신은 "이번 추락 사고의 원인과 책임이 보잉사에 있다는 것을 알기엔 너무 이른 시점이지만, 최소한 이번 재난은 보잉사의 차기 CEO에 회사 재건에 대한 부담을 더하게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에 추락한 보잉의 737-800 기종은 앞서 여러 차례 추락 사고로 10달 가까이 운항이 중단됐던 보잉737 맥스의 구형 기종이다. 맥스 기종은 수년간 잦은 사고로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가면서 최근 생산이 일시 중단됐고 운항 재개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AP통신은 "이번 추가 사고로 보잉의 데이비드 칼훈 차기 CEO가 회사의 실적과 명성을 되찾기 위한 부담이 한층 버거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보잉사는 추락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항공사의 손실 비용과 정비 비용 등으로 현재 빚더미에 앉아 있다. 칼훈 CEO는 지난달에 새로 선임되고 나서 다음주 첫 출근을 앞두고 있다.
윌리엄 월독 엠브리-리들 항공대학의 안전과학 교수는 "우리는 그 (추락 사고) 원인은 알아야 한다"면서 "만약 그것이 의도적인 행동으로 판명되면 그것은 (보잉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비행기에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 고쳐야할 물건(737-800 기종)이 하나더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보잉은 1990년대 후반부터 거의 5000대의 737-800 기종을 판매했고 8건의 치명적인 충돌 사건이 있었지만, 대부분 조종사의 실수로 판명됐다. 이는 이전의 737기와 맥스를 포함한 다른 인기 기종들보다 치명적인 사고율이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AP통신은 737기의 문제 가능성을 무시하는 전문가들조차도 이번에는 보잉이 이미지 쇄신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리차드 아불라파이아 워싱턴 D.C. 틸 그룹의 항공 분석가는 "모든 사람들이 이것(이번 추락 사고)이 제트기의 설계나 제조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될 것"이라면서 "사람들은 ‘737 기종 파괴’를 보게 될 것이고, (보잉사의) 평판 손상이라는 관점에서 그것을 정량화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보잉 관계자들은 최근 추락 사고 이후 공개적인 발언을 꺼리고 있다. 사고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항공사를 어떤 식으로든 도울 준비가 돼 있다는 짧은 성명만 발표했다.
보잉 측은 "이번 사건은 비극적인 사건이며 승무원과 승객, 그리고 그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항공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앞서 이란이 이라크 미군 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한 지 몇시간 만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비행기가 격추됐을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 관료들은 아직 (추락 사고에 대한) 아무런 증거가 없지만, 이번 사고는 ‘기계적인 문제’라고 즉각 대응했다.
미국 정부에 미국과 이란간의 현재 긴장에 대해 브리핑을 한 한 의원 역시 "이번 추락 비행기가 격추됐음을 나타내는 정보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