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이 일본을 탈출한 지 열흘 만인 8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보석(保釋) 기간 중에 일본 간사이 공항을 통해 무단 출국한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미쓰비시 회장이 8일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결백 입증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나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일본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니시가와 히로히토 전 닛산자동차 사장 등의 실명을 거론하며 "나는 몇 명의 조직적인 추방 운동에 의해 희생됐다"며 "나에 대한 체포와 기소는 완전히 조작된 것"이라고 했다. 또 일본의 사법 제도와 관련, "변호사 입회 없이 하루 8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이는 유엔 기준에도 어긋난다"며 비판했다. 그는 "도쿄 지검 검사로부터 '자백하지 않으면 더 나쁜 상황이 된다. 가족도 추궁당하게 된다'는 말을 들었다"며 "억울함을 증명하려고 노력했지만 허사였다"고 했다.

그는 "언론은 내가 일본에서 어떻게 나왔는지에 관심이 많겠지만, 그 방법은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그가 선택한 언론사만 취재가 허용돼 전 세계에서 60여 사(社)가 참석했다.

그의 기자회견에 앞서 오쿠보 다케시(大久保武) 주(駐)레바논 일본 대사는 7일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을 특별면담했다. 오쿠보 대사는 아운 대통령에게 "곤 전 회장의 도주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사건으로 매우 유감"이라며 사실 관계 규명을 위해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운 대통령은 "레바논 정부는 곤 전 회장의 입국에 대해 전혀 관련된 바가 없으며 양국 간 우호 관계에 따라 모든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일 외무성이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