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는 8일 30대 중국인 여성이 최근 중국 내륙 도시 우한(武漢)에서 집단 발생한 원인 불명의 폐렴과 관련한 증상을 보여 격리 치료와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발생한 ‘미스터리 폐렴’ 증상을 보인 환자가 국내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에서 원인을 알수 없는 폐렴이 확산하면서 우리나라 보건당국도 검역 관리 강화에 나선 가운데 8일 오전 경기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검역 당국 관계자가 열화상 감지 카메라로 중국발 여객선 입국자들의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질본은 "지난해 12월 13일부터 17일까지 우한시를 방문했던 36세 중국 국적 여성 A씨가 폐렴 증상을 보여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해 격리 치료 및 검사를 실시 중"이라며 "A씨는 우한시 화난해산물도매시장 방문이나 야생동물 접촉은 없었고 현재 상태는 양호하다"고 밝혔다.

중국의 폐렴 환자들은 화난해산물도매시장 상인 등으로 이 시장에서는 해산물 외에 야생동물 등도 판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질본의 환자 기초 역학조사 결과, A씨는 입국 후 지난해 12월 31일부터 기침과 목 붓는 증상이 나타났다. 이후 A씨는 지난 2일~3일 기침, 발열로 오산한국병원에서 감기약을 처방받은 뒤, 6일에는 한림대 동탄성심병원을 찾았다. 다음날 A씨의 우한시 방문 이력과 폐렴 소견 확인되면서 질본에 신고됐다.

질본은 우한시 방문 이력과 흉부방사선검사상 폐렴 소견을 근거로 A씨를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하고, 환자를 국가지정입원 치료병상인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이송·격리 치료를 시작했다. 현재 중앙 질본과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 역학조사관이 투입돼 역학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시행한 호흡기바이러스 9종 검사결과는 ‘음성’이었으며, 질본이 추가적으로 폐렴 유발 원인병원체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다.

질본은 A씨에 대해 동반 여행자와 접촉자 등을 조사 중에 있다. 질본은 우한시 원인불명 폐렴 의심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이날 ‘위기평가회의’를 개최했다.

질본 관계자는 "병원체 검사와 역학조사가 진행 중인 점과 사람간 전파 및 의료인 감염의 증거가 아직 없다는 중국 보건당국의 발표가 있었다"며 "이를 근거로 ‘관심’ 단계(해외에서의 신종감염병의 발생 및 유행)를 유지하되, 예방관리대책은 더욱 강화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질본은 지난 3일부터 중국 우한시 원인불명 폐렴 대책반을 가동하고, 긴급상황실 24시간 대응체계를 운영 중이다.

중국 보건 당국은 지난달 31일 폐렴 환자의 수가 27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한 이후 원인불명 폐렴에 대해 조사해왔다. 지난 3일 44명으로 불어난 환자의 수는 지난 5일 기준 59명으로 또 늘어났다. 환자 중 7명은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들 환자와 접촉해 주의관찰이 필요한 인원은 총 163명에 달한다.

당국은 병원체를 분석한 결과 현재까지 사망 사례는 없으며, 과거 사망자를 냈던 조류인플루엔자(AI)나 사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도 관계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인근 국가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