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미쓰비시 회장의 레바논 도주 과정을 돕던 조력자들이 미리 일본 공항 10곳을 방문해 공항의 보안상 허점 사항을 조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10곳 중 보안이 가장 취약한 간사이공항을 최종 탈출 공항으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6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에서 레바논으로 도주한 곤 전 회장이 이용한 오사카의 간사이공항을 방문한 조력자들의 뒷이야기에 대해 보도했다. 간사이공항의 보안상 허점이 곤 전 회장의 성공적 탈출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4월 일본에서 수사받던 카를로스 곤(왼쪽) 전 닛산 자동차 회장이 도쿄의 변호인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앞서 일본 보도를 종합하면 곤 전 회장은 도쿄에 있던 집에서 나와 한 고급 호텔에서 미국인 추정 남성 2명과 함께 도주를 꾀했다. 이들 2명이 2개의 큰 검은 상자를 옮기는 장면이 호텔의 방범 카메라에 촬영됐다. WSJ에 따르면 이 상자는 통상 콘서트 장비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대형 크기로, 바닥에 구멍이 뚫려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간사이공항에 도착했고 이들이 운반한 2개의 큰 상자는 자가용 비행기에 반입됐는데, 당시 엑스레이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WSJ은 "민간 자가용 비행기가 뜨는 터미널은 다른 공항보다 조용했고 다른 비행기가 들어오지 않아 거의 비어 있었다"면서 "게다가 대형 상자는 공항 엑스레이 검사를 하기엔 너무 컸다"고 전했다.

당시 비행기안에는 미국 보안 요원 두명이 타고 있었다. 이 도주 과정에는 10명~15명 사이의 다른 국적을 가진 조력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곤 전 회장에 정통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말쯤에야 레바논 도주 계획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렸고 세부적인 계획은 이보다 몇달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이 조력자들은 미리 일본으로 20회 이상 여행을 가서 10개의 일본 공항을 방문했고 이중 오사카 간사이공항의 보안상 허점을 발견해 최종 이곳을 도주를 위한 공항으로 선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간사이공항 측 대변인은 이 곳의 보안 체계가 다른 공항과 다르지 않다고 해명했다. 그는 "엑스레이 검사 중 너무 큰 짐은 보안 요원이 확인할 예정이었지만 테러 위험이 낮은 것으로 간주되는 개인 자가용 비행기 이용자들에게는 꼭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정부가 보안을 담당하는 미국과 달리 일본 항공사들은 보안을 책임질뿐 민간 보안 회사를 이용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측은 곤 전 회장이 어떻게 도주했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주말 일본 법무부 장관은 출국 점검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곤 전 회장은 "가족의 도움 없이 스스로 레바논 탈출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 사안에 정통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의 탈출 계획 비용은 수백만 달러에 달하고 보안 전문가들은 기본적인 경비를 받고 그의 성공적인 탈출에 대한 엄청난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