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보수당 측은 6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유승민의 통합 3원칙' 수용 가능성을 거론한 것에 대해 "실제 진정성이 있는지 여부를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양측은 이날 보수 통합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새보수당 관계자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아직 공식적인 입장이 나온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 한국당 발표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며 "단순히 여론전 차원인지, 진심이 있는 제안인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앞서 새보수당 하태경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한국당이 문 닫고, 기득권을 내려놓고 보수가 '헤쳐 모여' 해야 한다"고 했다. 사실상 '한국당 해체'가 통합 논의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정치권에선 "황 대표의 통합 제안이 그저 선언에 그치는 수준이라면 논의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선 "(한국당이) '유승민 (통합) 3원칙을 공식적으로 수용한다'고 하기 전에는 (통합 추진) 창구가 있을 필요가 없다"고 했다. 새보수당은 이날 유승민 의원을 '보수재건위원장'으로 임명하고 '보수 재건 방안'을 하루에 하나씩 제안하겠다고 했다. '한국당 해체'를 전제로 하는 보수 부활책을 공개 제안하겠다는 취지였다.

반면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했다. 이어 "수도권 다툼과 지분 경쟁은 곧 자멸"이라며 "더 이상 통합을 늦출 어떤 명분도, 이유도 없다"고 했다. 황 대표는 "기존 자유민주주의 진영 정당들은 물론이고, 이언주·이정현 의원 등이 추진하는 '전진 4.0' 등 신당들, 국민통합연대와 소상공인 신당 등 모든 자유민주세력과 손을 맞잡겠다"고 했다. 아직 창당도 안 된 신당들은 통합 대상으로 언급하면서 8석의 새보수당은 뺀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당 주도 통합에 응하지 않으면 고립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했다. '통합을 두려워하는 사람'과 '지분 경쟁'이란 말 또한 새보수당을 겨냥한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왔다. 실제 한국당 일각에선 새보수당만 기다리며 통합 논의를 더 이상 늦춰선 안 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편 이재오 전 의원 등이 주도하는 '국민통합연대'는 7일 정당·시민단체 대표자회의를 열고 보수 대통합 방향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정미경 한국당 최고위원과 정병국 새보수당 의원, 보수 시민단체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