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보라 기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2019)이 제7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의 저력을 보여줬다. ‘N관왕’을 떠나 아시아 영화가 차별받고 살아남기 쉽지 않은 할리우드에서 한국 영화로서는 처음으로 수상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

봉 감독이 한국 영화 감독으로서는 최초로 5일(현지시간) 미국 LA 비버리 힐스에서 열린 골든 글로브에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지난해 5월 열린 제 72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아 국내 영화계는 물론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데 이어 또 한 번 글로벌 이슈를 만들었다.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칸영화제에 이어, 봉준호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로컬’이긴 하지만 세계 영화시장의 중심인 할리우드의 높은 벽을 뛰어넘었다.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가 주관하는 골든 글로브 시상식은 아카데미상의 전초전으로써 미국에서는 최고의 영화 시상식으로 꼽힌다. 미국을 넘어 아시아, 유럽에서도 관심을 갖는 영화제인 것.

한국시간으로 오늘(6일) 열린 골든 글로브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차지했기에, 다음 달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외국어 영화상의 수상을 노려볼 만하겠다.

이미 봉 감독의 ‘기생충’은 외국어 영화상(국제 극영화상) 및 주제가상의 예비 후보로 오른 상황. 이 기세를 몰아 최종 후보 5명에 든다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수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기생충’이 국내를 넘어 외국에서도 인정 받은 이유는 단연 작품성과 대중성을 지녔기 때문. 가난한 가족과 부자 가족을 주요 소재로 삼아 계층과 계층 내 갈등을 소재로 풍자의 상황을 리얼하게 담았다. 봉준호 감독만의 연출력이 이번에도 발휘된 셈.

이에 프랑스, 시드니, 로카르노, 밴쿠버 국제영화제 등 15개 이상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또한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애틀랜타 등 미국 영화비평가 협회에서 주는 상도 받았다. 최근에는 전미 비평가 협회 연례 시상식에서 주는 작품상 및 각본상을 휩쓸었다. ’기생충’은 프랑스 개봉 한국 영화 중 가장 높은 첫 주 스코어를 기록한 것에 이어 북미에서는 한화로 약 230억 원 가량의 수익을 달성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기생충’의 국제적 기록은 전 세계 그 어떤 작품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골든 글로브 수상으로 한국 영화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 미국 등 세계적으로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봉준호 감독의 수상 덕분에 향후 전 세계 영화계에서 한국 영화에 보내는 관심이 한층 더 뜨거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기생충’, 봉준호 감독 개인의 기쁨으로만 그칠 게 아니라 향후 한국 영화계가 건강하게 발전해 제2의 ‘기생충’이 나오길 소망한다./ watc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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