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위기에 빠진 토트넘의 공격진을 이끌어야 한다.

"손흥민 없이 경기를 치르는 것은 큰 문제였다."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이 2일 잉글랜드 프로축구(프리미어리그) 사우샘프턴에 0대1로 지고 나서 한 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이 후반에 햄스트링 문제로 교체됐다. 영국 매체 더 선은 "케인이 최소 4주에서 6주 결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3일 보도했다.

손흥민(28)은 2일 경기까지 결장했다. 지난달 23일 첼시전에서 상대 선수를 가격해 레드카드를 받았고,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5일 미들즈브러와 벌이는 FA컵 3라운드(64강)에 복귀할 예정이다.

◇손흥민, 또 해결사로 나서야

작년 1월에도 케인은 발목 인대 손상으로 7경기를 내리 결장했다. 당시 토트넘 사령탑이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가동시킨 '대체 플랜'의 핵심이 손흥민이었다. 그는 1월 30일 왓퍼드전부터 시작해 뉴캐슬, 레스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전(챔피언스리그)까지 4경기 연속으로 골을 넣으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당시 현지에선 '손흥민 덕분에 케인 없이도 토트넘의 승승장구에 문제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작년 4월 케인이 다시 발목을 다치자 BBC는 '토트넘이 그의 부재를 느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케인이 뛴 39경기 승률은 61.5%였는데, 그가 결장한 9경기 승률은 66.7%"라고 분석했다. 경기당 득점은 케인이 뛸 때나 빠졌을 때 모두 1.9골로 같았다. 손흥민은 케인이 뛰지 않았던 9경기에서 팀 내 최다 득점(4골)을 했다.

2019~2020시즌 토트넘은 리그 6위(승점 30·8승6무7패)를 달리고 있다. 작년 11월 모리뉴 감독이 부임하고 치른 리그 9경기에선 5승1무3패다. 팬들이 기대했던 것만큼 좋은 성적은 아니다. 케인뿐 아니라 미드필더 탕기 은돔벨레도 2일 경기 전반에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빠졌다. 손흥민은 위기를 맞은 팀의 공격을 이끌 책임을 안고 복귀전을 치러야 한다. 그는 모리뉴 체제에선 리그 6경기 2골 4도움을 기록했다.

◇최전방 혹은 2선 공격수 유력

케인 없는 토트넘에서 손흥민이 맡을 포지션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영국 축구 매체 90MiN은 루카스 모우라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고, 손흥민은 2선 공격수 자리에 투입될 것이라 예측했다. 반면 데일리메일은 "손흥민은 케인이 빠진 최전방 공격수 자리로 옮기라는 요청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케인이 결장했던 작년에도 최전방과 왼쪽 공격수 자리를 오갔다.

새 선수를 영입해 전력을 재정비할 가능성도 있다. 토트넘은 지난해 9월 최전방 공격수 페르난도 요렌테가 나폴리로 이적한 이후 선수 영입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주요 선수들의 결장이 이어지며 공격력 유지가 힘들어졌다. '새로운 피'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뜻이다. 텔레그래프는 "케인의 공백이 길어질 경우 토트넘은 이달 겨울 영입 시장에서 최전방 공격수를 데려와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스카이스포츠는 2020년 1월 이적 시장 전망에서 "토트넘은 손흥민처럼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격수를 물색 중"이라고 했다.

손흥민은 3일 '2019 베스트 풋볼러 인 아시아'를 받았다. 프랑스 축구 잡지 프랑스 풋볼이 수여하는 발롱도르를 벤치마킹해 폭스스포츠 아시아와 중국 타이탄 스포츠 신문이 2013년에 만든 상이다. 아시아에서 뛰는 선수와 아시아 이외에서 활동하는 아시아 선수를 대상으로 한다. 손흥민은 이 상을 총 5회 받았다. 최근 3년 연속 수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