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트로트 열풍을 몰고 온 TV조선 '미스트롯'이 끝난 뒤 지상파와 종편에 각종 경연 프로들이 생겼지만, 2일 첫 방송한 '미스터트롯'은 무대 규모는 물론 출연자들의 끼와 가창력, 제작진의 연출력에 이르기까지 여타 프로그램들을 압도했다.

전문가들은 나이와 직업을 불문한 '전 국민 오디션'이란 콘셉트가 주효했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몰려든 '실력자'들이 펼치는 노래 대결과 다양한 연령·직업 배경을 가진 출연자들이 만들어낸 풍부한 스토리야말로 프로그램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미스트롯'의 성공 이후 이날만 벼르던 숨은 실력자들이 총집결하지 않았겠느냐"며 "이들이 벌이는 '진검 승부'의 결과가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도 "연예인 노래 대결이나 아이돌 등용문으로 변질된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미스터트롯'은 누구나 참여하는 전 국민 오디션 포맷을 여전히 지키고 있는 것이 강점이자 차별화 요소"라고 분석했다.

MC, 가수, 개그맨 등 다양한 분야 연예인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 그들의 자리에서 벌어지는 진지하고도 엉뚱한 에피소드들을 노출한 것도 방송에 감칠맛을 입혔다. 정덕현 평론가는 "경연 프로그램에서 지나치게 '경쟁'과 '전문성'을 강조하면 오히려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하는 요소가 된다"면서 "'미스터트롯'은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심사 과정을 다 보여주되 그것마저 쇼의 일부로 끌어와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안기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영리한 전략을 쓰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미스터트롯'의 가장 큰 원동력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박희아 대중문화평론가는 "사람들은 전작 '미스트롯'을 통해 무명이었던 송가인이 화려하게 성공하는 '서사'에 매료됐다"며 "시즌2인 '미스터트롯'에선 이보다 더 절절하고 손에 땀을 쥐는 스토리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우리 국민 정서 밑바닥에 자리한 트로트의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경쟁 구도는 어떻게 펼쳐질까. 프로그램 총책임자인 서혜진 PD는 "'미스트롯'에 비해 훨씬 많은 실력자가 대거 몰리면서 '난타전'에 가까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경연이 펼쳐지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