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행복하라|법정 지음|샘터|216쪽|1만2000원 “가끔 집 나가고 싶은 충동 같은 것을 느끼지 않으십니까? 그것이 바로 출가 정신입니다.” 무소유의 삶을 살았던 법정 스님은 일상을 살아갈 때도 출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가 말하는 출가 정신은 “자신의 삶에 만족할 수 없어서 보다 자기다운, 보다 꽃다운, 보다 인간다운 삶은 없을까 찾게 되는 것”이었다.

열반 10주기를 맞이해 법정 스님의 글이 출간됐다. 스님의 글 중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글을 골라 묶었다. 그동안 스님의 책은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에 가져가지 않겠다"는 유언에 따라 대부분 절판됐다. 생전에 깊은 연을 맺었던 샘터사와 스님의 저작권을 관리하는 단체 '맑고향기롭게'가 협의해 10주기 특별판을 냈다.

스님은 행복의 척도는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얼마만큼 홀가분해져 있느냐에 달렸다고 썼다.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주변에 널려 있다고도 했다. 그중 하나는 자연의 소리다. 산속 작은 암자나 오두막에서 청빈한 삶을 산 스님은 늘 새소리와 물소리, 바람 소리에 귀 기울였다. "그저 열린 귀로 듣기만 하라. 소리 없이 내리는 비가 메말랐던 마음밭을 촉촉이 적셔 줄 것이다."

책에서 발견한 지혜와 나눔이 주는 행복에 관한 이야기도 담겼다. 스님이 스무 번도 더 읽고 친지에게 서른 권도 넘게 사줬다는 책은 바로 ‘어린 왕자’였다. 육신을 버린 후에는 어린 왕자의 별에 가고 싶다고도 했다. 스님은 어린 왕자에게 이런 편지를 남겼다. “한 정원에 몇천 그루의 꽃을 가꾸면서도 자기네들이 찾는 걸 거기서 얻어내지 못하고 있는 거다. 그것은 단 한 송이의 꽃이나 한 모금의 물에서도 얻을 수 있는 것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