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청문보고서 없이 강행한 23번째 장관급 인사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재가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문 대통령이 오전 7시께 추 장관의 임명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추 장관의 임기는 이날 0시부터 시작됐으며 오후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추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할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이 임명됨으로써 지난해 10월 14일 조국 전 장관의 사표가 수리된 지 80일 만에 법무부 장관 공석 상태가 해소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추 장관이 공식 임명된 만큼 문재인 정부의 검찰 조직개편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말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이 통과된 데 이어 검경수사권 조정법안도 조만간 처리될 것으로 보이는 시점에 법무부 수장까지 임명돼 검찰 조직정비와 수사관행 개선 등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국회에 추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이달 1일까지 청와대로 보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보고서를 보내지 않음에 따라 문 대통령은 인사청문회법에 규정된 절차대로 추 장관을 임명하게 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국회에 송부 시한을 이틀만 허용하는 등 시간표를 촉박하게 잡은 것 역시 검찰개편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한다. 국회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장관급 인사가 임명된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이번이 23번째다.

추 장관에 앞서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장관급 인사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 이효성 전 방송통신위원장, 홍종학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명래 환경부 장관, 조해주 중앙선관위 상임위원, 김연철 통일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양승동 KBS 사장, 윤석열 검찰총장, 이석태·이은애·이미선·문형배 헌법재판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임명시기 순) 22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