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17개월 된 아들을 키우고 있는데, 식사 시간만 되면 전쟁이네요. 식탁 의자에 앉는 걸 너무 싫어하고 어렵사리 앉혀도 금방 일어나려고 해요. 번번이 쫓아다니면서 밥 먹이는 것도 지칩니다.

A. 의자에 앉는 것과 식사 지도는 분리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아이가 식사 시간에 의자에 앉아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식사 시간에만 의자에 앉는 것이 아니라, 영아가 정말 좋아하는 것과 의자에 앉는 시간을 연결해 주는 것이 필요해요. 예컨대 좋아하는 과일이나 간식을 의자에 앉았을 때 주는 거지요. 의자에 앉지 않으면 바로 주지 말고 기다려 보세요. 이때 영아가 떼를 쓸 수 있지만 좋아하는 것을 먹기 위해서는 의자에 앉아야 한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알려줘야 합니다. 그리고 영아가 의자에 앉았을 때 좋아하는 것을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합니다. 자녀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갖고 놀 때도 식탁 의자에 앉아서 하는 경험을 자주 만들어주는 게 좋습니다.

영아의 행동이 의자에 앉아 있는 걸 싫어하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식사 자체에 대한 거부는 아닌지 살펴볼 필요도 있습니다. 낯선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높거나, 먹는 것 자체에 대해 흥미가 없는 아이에 대한 식사 지도는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관찰해 보면 이런 영아들은 평소에는 많이 움직이지 않거나, 주식(主食)보다 입맛에 맞는 간식을 자주 먹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제대로 된 식사를 제때 잘 먹이기 위해서는 아이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시간에 산책 같은 실외 활동을 통해 에너지를 충분히 발산해 배가 고프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식사 시간 사이의 간식 시간과 간식량을 잘 살펴서 과도한 간식으로 입맛을 잃지 않도록 지도해야 함은 물론입니다. '아이가 잘 안 먹으니 잘 먹고 좋아하는 떠먹는 요구르트나 과일이라도 먹이자'는 태도는 아이를 위한 좋은 식습관 지도가 아닙니다.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배가 고프면 먹는다는 것은 인간의 근본적 욕구입니다. 아이가 배가 고플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