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눈부신 한 해를 보낸 스포츠 스타들이 있다. 류현진(33)은 MLB(미 프로야구)에서 평균 자책점 1위(2.32)를 기록한 아시아 최초 투수가 됐다. 올스타전에선 내셔널리그 선발투수로 나섰다.
손흥민(28)은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았고, 한국인 통산 유럽 최다 골 기록을 세웠다. 고진영(25)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 최저타수상을 한 시즌 석권한 최초 한국 선수가 됐다. 2019년을 평정한 '빅3'는 올해도 맹활약을 꿈꾼다.
◇벤투호 캡틴, 득점포를 가동하라
손흥민은 편치 않은 마음으로 새해를 맞았다. 그는 지난달 23일 프리미어리그 첼시전에서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와 부딪혀 넘어진 뒤 다리를 높이 들어 상대를 가격하는 듯한 자세를 취해 레드카드를 받았다. 3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아 지난달 26일 브라이턴전과 29일 노리치시티전을 결장했고, 2일 사우스햄프턴 상대 경기에도 나설 수 없다. 손흥민은 작년에만 세 번 퇴장당했다. 진정한 '월드 클래스'가 되기 위해선 경기장에서 좀 더 냉정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토트넘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한 그는 올해도 어깨가 더욱 무겁다. 토트넘은 31일 현재 프리미어리그 6위에 머물러 있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나가기 위해선 첼시·맨유 등과 벌이는 경쟁에서 이겨내며 4위 안으로 진입해야 한다. 챔피언스리그에선 2월 독일 분데스리가 선두 팀 라이프치히를 상대로 16강전을 벌인다.
작년 손흥민은 토트넘에 비해 국가대표팀에서 활약이 아쉬웠다.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하는 등 13경기에서 3골에 그쳤다. 벤투호(號)는 3월 투르크메니스탄(홈)과 스리랑카(원정), 6월엔 북한·레바논(홈)과 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을 벌인다. 한국이 속한 H조는 현재 투르크메니스탄(승점 9), 한국·레바논·북한(이상 승점 8)이 혼전 중이다. 상대 밀집 수비를 뚫을 '캡틴 손'의 '한 방'이 필요하다.
◇토론토의 재도약을 이끌 사나이
류현진은 올해 큰 변화를 맞았다. 2013년 MLB에 진출해 LA 다저스(내셔널 리그)에서 7시즌을 뛴 그는 아메리칸 리그(AL)로 활동 무대를 옮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간 8000만달러(약 925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험난한 도전이 예상된다. 블루제이스가 속한 AL 동부지구에는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버티고 있다. 작년 AL 동부지구에서 평균자책점 3점대를 기록한 투수는 찰리 모턴(3.05·탬파베이 레이스)과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3.81·보스턴 레드삭스), 두 명이 전부였다. 토론토 홈구장 로저스 센터가 '파크 팩터(구장별 투타 유불리를 나타내는 지표로 1보다 크면 타자에게 유리)'에서 홈런 부문 1위(1.317)를 기록한 것도 류현진에겐 달갑지 않은 사실이다.
하지만 위기가 올 때마다 보란 듯 헤쳐나온 그이기에 팬들은 기대감에 부푼다. 미국 진출 당시 '메이저리그에서 통하겠느냐'는 의문에 두 시즌 연속 14승으로 대답한 그는 2015년 찾아온 어깨 부상도 불굴의 의지로 이겨냈다. 두 시즌을 거의 통째로 쉰 뒤 이를 악문 재활 끝에 완벽하게 재기했다. 류현진은 3월 27일(한국 시각)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최근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블루제이스의 가을 야구가 류현진의 어깨에 놓여 있다.
◇도쿄올림픽 금메달을 향해
지난해 고진영은 LPGA 투어에서 받을 수 있는 상을 대부분 받았다. 올해는 투어 밖에서 추가할 수 있는 큰 상이 하나 있다.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이다.
올해 6월 기준 세계 랭킹 15위 내 한국 선수 중 상위 4명이 올림픽 출전권을 얻는다. 김세영(27)과 박인비(32) 등은 올해 시즌 초부터 가능한 한 많은 대회에 나서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7월부터 세계 1위를 지켜온 고진영은 올림픽 출전이 확실시된다.
그는 이달 초 이시우 스윙코치와 미국 샌디에이고로 건너가 동계훈련에 들어간다. 스윙에서 불필요한 동작을 더 없애고 싶다고 한다. 올림픽 출전권을 놓고 시즌 초부터 경쟁이 치열해질 LPGA 투어에서 고진영이 세계 1위를 유지하려면 메이저를 포함해 승수를 일찌감치 쌓아야 한다.
고진영은 작년 투어 역대 최저 평균 타수 기록(2002년 안니카 소렌스탐 68.697타)과 역대 최고 그린 적중률(2002년 소렌스탐 79.7%), 12년 만의 상금 300만달러 돌파(2007년 로레나 오초아)에 근접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발목 부상 탓에 기록에서 아쉽게 멀어졌다(69.062타, 79.6%, 277만달러). 2020년 그가 당대 최고를 넘어 골프 역사에 남을 선수로 도약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