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시에 위치한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학생들이 교수에게 성희롱과 갑질을 당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해당 교수로 인한 피해 사례를 신고하는 소셜미디어(SNS) 제보방까지 만들어졌다.

31일 건국대 학생들에 따르면 최근 한 SNS에 '위드유 건국(withyou_konkuk)'이라는 제보방이 만들어졌다. 운영자는 '위드 유(with you) 함께 해주세요'란 머리글을 통해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보면서 이 사건이 다시 조용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이 사건은 절대로 조용히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대학 A교수의 성희롱·갑질 의혹은 지난 20일 학생 휴게시설에 이런 내용을 폭로하는 쪽지글 100여장이 나붙으며 불거졌다. 이후 학교 측은 지난 24일 A교수에 대한 보직을 해임한다는 공지를 학교 홈페이지에 올렸다.

그러자 학생들은 전국 대학생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통해 자체적으로 피해 제보 받기에 나섰고, 이번에 다른 SNS로 제보방을 확장했다.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전경.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갑질·성희롱 의혹은 다수의 학생에게서 구체적 진술이 일관적으로 나오고 있어 학생들의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까지 전국 대학생 대화방과 추가 제보방을 통해 접수된 제보는 중복된 내용을 빼고 15~20건 정도로 알려졌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추가 제보는 "너희 내가 다 예술가 만들 수 있어, 나랑 하룻밤만 자면 돼", "너는 창녀가 어울린다" 등이다.

이 외에도 밤늦게 학생들을 불러 밤새 전시작업이나 페인트 작업, 청소 등을 시켰으며, 오지 않으면 전공 수업 점수에 들어간다며 경고했다는 제보도 나왔다.

이 대학 여교수회 역시 학생들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 28일 여교수회는 성명을 통해 "대학본부의 조속하고 정의로운 진상 규명을 촉구한다"면서 "진상 규명의 결과에 따라 우리는 진실의 편에서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추후 재발 방지를 위해 갑질·성희롱에 대한 대학 내 숙의와 공론의 장이 마련되길 희망하며, 그 과정에서 여교수회의 역할과 참여가 필요하다면 논의를 거쳐 행동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학본부 관계자는 "학생들의 우려를 인지해 익명 제보 수집함 등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1월 중 제출된 내용을 토대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