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소리와 함께 노란 배구공들이 쉴 새 없이 떠올랐다. "서브 좋다, 서브 좋다!"는 주장 김연경(31·엑자시바시)의 외침에 코트는 더 달아올랐다. 스테파노 라바리니(40·이탈리아) 감독은 이리저리 움직이며 선수들을 관찰하는 모습이었다. 몸짓 손짓을 섞어가며 직접 위치와 자세를 잡아주기도 했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도쿄행을 향해 마지막 비지땀을 쏟고 있다. 다음 달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앞둔 대표팀 주장 김연경(왼쪽)과 센터 양효진이 30일 진천선수촌에서 환히 웃으며 실내 달리기 훈련을 하는 장면.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 사령탑인 라바리니 감독은 다음 주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에 선수단을 이끌고 가기 위해 지난 28일 충북 진천선수촌에 합류했다. 이탈리아 프로팀 감독을 겸하는 그는 30일 "이탈리아에서 한국 배구협회와 코치진이 보낸 영상과 보고를 거의 매일 받아 봤다"며 "선수들 기량을 100%로 끌어올려 올림픽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2012 런던올림픽 4강, 2016 리우대회 때 8강에 올랐던 한국은 3연속 올림픽 진출을 노리고 있다. 1월 7일부터 시작하는 이번 최종예선전엔 한국, 태국, 홍콩 등 7국이 출전한다. 이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1팀이 올림픽 티켓을 딴다. 개최국 일본은 자동 출전하고 중국은 앞서 본선 티켓을 땄다.

한국의 최대 난적은 태국. 신장이 작은 편이지만 빠르고 수비가 촘촘하다. 이번 대회가 태국의 나콘라차시마에서 열린다는 점도 신경 쓰인다. 그러나 라바리니 감독은 "각 팀 선수가 25점을 먼저 내야 한 세트를 따낸다는 배구의 규칙은 어딜 가나 똑같다"면서 "오히려 태국은 홈 경기여서 꼭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이 더 클 것"이라고 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은 "김연경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모든 선수의 능력을 활용하는 배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내 철학은 모든 선수가 자신이 가진 다양한 능력을 끄집어 내 경기하는 것"이라면서 "이전에는 김연경에 의존하는 면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모든 선수가 공격에 가담하는 전술을 쓰겠다"고 했다. 공격수인 김희진(28·IBK기업은행)과 박정아(26·한국도로공사)가 노력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태국을 대비한 대표팀의 전략은 서브와 블로킹이다. 그는 "양효진의 블로킹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무기"라고 했다. 대표팀은 지난 8월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 8강 풀리그 최종 태국전에서 압도적으로 우세한 블로킹(18―4)을 앞세워 3대1 승리를 거뒀다. 당시 블로킹 7개를 잡아냈던 센터 양효진(30·현대건설)은 "이번에도 상대가 공격하지 못하도록 막는 게 내 임무"라고 각오를 밝혔다. 라바리니 감독이 또 다른 센터 한송이(35·KGC인삼공사)를 선발한 이유도 블로킹에 강점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국가대표 12년 차인 양효진은 "한국은 모든 공격수가 파워풀한 공격을 소화하고, 팀워크와 서브가 좋다. 점프가 떨어지지만 정교함이 있다"면서 "국가대표로 뛸 날이 얼마 남지 않아 후회 없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5일 태국으로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