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30일 오후 5시 30분 의원총회를 열겠다고 29일 공지했다. 보통 의총이 본회의 개의 30분 전에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후 6시에 본회의를 열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민주당이 이날 공수처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의 시간을 저녁으로 잡은 것은 홍남기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 때문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27일 홍 부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또다시 발의했고, 이 안건은 이날 오후 5시 40분쯤 본회의에 보고됐다. 30일 저녁 5시 40분이 지나면 법정 처리 시한(72시간) 경과로 자동 폐기된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통상 본회의 개의 시각인 오전 10시나 오후 2시가 아닌 저녁 6시에 회의를 열기로 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이처럼 홍 부총리 탄핵소추안에 민감한 것은 자칫 가결될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헌법 65조에 따르면 국무위원의 탄핵소추안은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하고 재적 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된다. 현재 한국당 의석수(108석)는 재적 의원 과반(148석)에 한참 모자라지만 무기명 투표의 특성상 실제 표결 결과는 예측이 어렵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른바 '4+1 협의체'에 속해있는 바른미래당 당권파,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에서도 여러 차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자로 홍 부총리를 거론해왔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국당은 "여권이 이번에도 표결을 막는다면 경제 정책 실패와 홍남기 방탄 국회를 자인하는 셈"이라고 했다. 한국당은 앞서 홍 부총리가 내년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이른바 '4+1 협의체'에 협조하며 정치적 중립 의무를 어겼다는 이유로 지난 23일 1차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었다. 민주당은 당시도 선거법 표결을 하루 늦춰가면서 홍 부총리 탄핵소추안을 자동 폐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