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던 ‘33만원어치 닭강정 거짓주문’ 사건은 당초 알려진 학창시절 이후 계속된 집단 괴롭힘이 아닌, 불법 대출 사기단의 횡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성남수정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 사건의 피해자 A씨는 최근 대출 알선문자를 받고 대출 사기단에게 접근했다. 그는 그러나 이들에게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문서를 위조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뒤늦게 생각을 바꿔 대출을 받지 않고 연락을 끊었다.

닭강정 가게 업주가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에 올린 사진

이후 대출 사기단 일당은 A씨에게 앙갚음하기 위해 그의 집 주소를 대며 33만원어치의 닭강정을 거짓으로 주문했다. A씨는 사건 직후 경찰에 대출 사기 피해 사실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닭강정 거짓주문 사건은 지난 24일 경기 성남의 한 닭강정 가게 업주가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에 제보하면서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업주는 "단체 주문을 받아서 배달을 갔더니 주문자의 어머니가 주문을 한 적이 없다고 하더라"며 "주문서를 보여주자 ‘아들이 학창 시절부터 집단 괴롭힘을 당했는데 가해자들이 장난으로 주문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업주는 "피해자의 어머니는 전액 결제를 하고 세 박스의 닭강정만 먹겠다고 했다"며 "바쁜 와중이라 경황이 없어 일단 결제를 하고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그가 첨부한 영수증 사진에는 실제로 ‘아드님 XX씨가 시켰다고 해주세요’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해당 글이 게시된 후 인터넷에서는 학창시절의 집단 괴롭힘이 성인이 되어서까지 지속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됐고 가해자들은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경찰 관계자는 "닭강정 가게 업주와 피해자 어머니의 대화 과정에서 가해자들이 학창시절 괴롭힘의 당사자였다는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며 "현재 대출 사기단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