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예산을 다 못 쓰고 남기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정부 압박에 전국 지자체와 일선 교육청들이 물불 안 가리고 세금을 뿌리고 있다. 이 한겨울에 갑자기 나무 심기 사업을 벌이는가 하면 방학이 시작되기도 전에 교실 칠판 교체 공사를 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국민 세금 쓰기 경연대회다. 문재인 대통령은 근로·자녀장려금 등을 전달하느라 수고가 많았다며 일선 세무서에 피자를 돌리는 이벤트까지 벌였다. 세금 낭비를 줄이고 아껴야 상을 받는 게 아니라 세금을 최대한 많이 써야 대통령에게 칭찬을 받는다.

정부·여당은 내년 4월 총선 전까지 초대형 세금 살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내년 전체 세출 예산의 71%에 해당하는 305조원을 상반기에 쓰겠다고 한다. 일자리 예산 25조원의 82%도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뿌리고, 체육관·도로 등 SOC 사업도 74%를 상반기에 앞당겨 집행하겠다고 한다. 선거를 앞두고 전국 곳곳에서 공사비·인건비가 넘쳐나는 토건사업을 벌이고, 노인과 청년 구직자 100만명 안팎에 월 수십만원 용돈을 주겠다는 것이다. 완전히 내놓고 하는 매표 행위다.

건강보험공단은 '문재인 케어'로 지난해 4조원 가까이 손실을 냈는데도 올해 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아 직원 1인당 157만원씩 성과급을 줬다. 돈을 잘 풀어 적자를 봤다는 공로다. 한전은 '탈원전' 여파로 지난해 1조2000억원 적자를 내고도 B등급을 받아 1인당 770만원의 성과급을 챙겼다. 이런 나라가 어떤 결말을 맞을지는 모두가 알 것이다. 다만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