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극초음속 무기를 실전 배치하는 국가"라고 말했다. 극초음속 무기란 음속(音速)의 5배인 마하 5(시속 6120㎞) 이상의 속도로 목표물을 타격하는 무기를 말한다.

푸틴은 24일(현지 시각) 러시아군 장성들과의 회의에서 "러시아 역사상 처음으로 새로운 영역의 무기 개발에서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를 완전히 앞서며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는 아방가르드 미사일과 킨잘 미사일 등 두 가지 극초음속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아방가르드는 지상에서 쏘아올리는 전략 미사일로서 마하 20의 속도로 날아간다. 러시아는 작년 12월 아방가르드 발사 시험에 성공했으며, 푸틴은 이달 중으로 실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푸틴은 "아방가르드는 적이 감지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비행 중에 궤도를 바꿀 수 있다"며 "어떤 미사일 방어 시스템도 뚫고 목표물에 도달할 수 있다"고 했다. 킨잘은 미코얀(MiG-31) 전투기 탑재 미사일로, 작년 실전 배치됐다. 핵탄두를 장착하고 마하 10의 속도로 지상·해상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극초음속 무기 분야에서 러시아가 앞서 나간다는 것은 미국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지난 8월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극초음속 무기를 미군이 보유하려면 앞으로 몇 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보다도 뒤져 있다. 중국은 작년 8월 극초음속 무인기 '싱쿵(星空) 2'의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군이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성공하는 시기가 2023년 전후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푸틴이 첨단 무기 성능을 과시한 이날, 러시아의 5세대 최신 스텔스 전투기인 수호이-57이 시험 비행 중 극동 하바롭스크 인근 삼림 지역에 추락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관영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방산업계는 수호이-57기가 초음속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