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영입은 블루제이스 팬에게 희망을 안기는 선물이다.'(캐나다 일간 토론토 스타)

류현진(32)이 캐나다 토론토행을 확정하자 미 프로야구(MLB)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만년 하위팀 블루제이스 팬들은 흥분했다. 소셜미디어엔 '이번에 구단 프런트가 제대로 일했다' '우리가 류(Ryu)를 얻다니 믿을 수 없다'처럼 기대에 부푼 반응이 이어졌다. 류현진의 이적은 한국 야구팬에게도 이전보다 더 많은 볼거리를 준다. 2020년엔 한국 선수끼리 맞붙는 '코리안 더비', 일본 선수와 대결하는 '한·일전'이 더욱 잦아지기 때문이다.

◇고교 선후배, 누가 이길까

내년 시즌 류현진이 가장 많이 맞붙는 상대는 같은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소속 네 팀이다. 그중 하나가 탬파베이 레이스인데, 이 팀에 류현진의 인천 동산고 4년 후배 최지만(28)이 있다. 둘은 아직 대결한 적이 없다. 2020시즌 블루제이스가 레이스와 19차례 경기를 치르는 만큼 고교 선후배 대결이 여러 번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좌타자인 최지만은 주로 우완 선발투수를 상대로 출전한다. 2019년 487타석 가운데 393타석(약 81%)을 우투수와 싸웠다.

류현진이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하면서 내년 국내 팬들에겐 메이저리그 볼거리가 더 풍성해졌다. 한국 선수 간, 한·일 최고 투타 대결에 새벽잠을 설치는 야구팬이 늘어날 것이다. 사진은 류현진이 LA 다저스 소속이던 지난 6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등판을 앞두고 연습 투구하는 장면. 모자에 블루제이스 로고를 합성했다.

류현진은 추신수(37·텍사스 레인저스)와도 만난다. 블루제이스와 레인저스는 2020년 5~6월에 모두 7차례 맞붙는다. 류현진과 추신수는 2013년 7월 29일 각각 LA 다저스, 신시내티 레즈 소속으로 대결을 펼쳤다. 당시 류현진이 추신수를 2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묶었다. 아웃카운트 1개는 삼진이었다. 류현진은 그 경기서 7이닝 2피안타 1실점 승리를 따냈다.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은 김광현(31)과의 대결도 관심사다. 둘은 한때 국내 프로야구 최고 투수 자리를 두고 경쟁했다. 선발투수로서 시범경기·올스타전에서 싸워본 적은 있지만 정규시즌 경기는 아니었다. 블루제이스와 카디널스는 내년 6월과 8월 총 네 차례 경기를 치른다. 선발 로테이션에 따라 둘의 선발 대결이 성사될 수 있다. 류현진은 이달 초 한 시상식에서 "(김광현을) 최대한 상대하지 않고 싶다. 경기장에서 만나면 서로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풍성한 미니 한·일전

류현진은 내년 토론토에서 전보다 많은 '미니 한·일전'을 치르게 된다. 블루제이스와 19경기를 치르는 탬파베이 레이스엔 좌타자 쓰쓰고 요시토모(28)가 있다. 올해까지 일본프로야구(NPB)에서 10시즌을 뛰며 타율 0.285, 205홈런을 작성한 강타자다. 그는 포스팅을 거쳐 최근 레이스 유니폼을 입었다.

뉴욕 양키스엔 우완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31)가 있다. 같은 AL 동부지구인 블루제이스와 양키스는 시즌 내 19차례 대결할 예정이다. 류현진은 다저스 시절 7시즌 동안 같은 지구(내셔널리그 서부) 소속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18번 등판했는데, 이 중 9경기 상대 선발이 매디슨 범가너(30·현 애리조나)였다. 류현진과 다나카도 여러 차례 선발 대결을 벌일 수 있는 셈이다. 블루제이스는 '투타 겸업' 오타니 쇼헤이(25)가 소속된 LA 에인절스를 6번 만난다. 상황에 따라 류현진과 오타니는 선발투수 혹은 투타 대결을 할 가능성이 있다. 7년간 몸담았던 다저스와 만날까. 리그가 다른 두 팀은 2020년 정규시즌엔 맞붙지 않는다. 대결하려면 각 리그 챔피언에 올라 월드시리즈에 진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