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합의한 공수처법 수정안에 없던 조항 들어가... "檢이 인지한 고위공직자 혐의 공수처에 의무 통보해야"
野 "검찰 손발 묶겠다는 것… 공수처가 대통령 직할검찰될 것"

여야 4+1 사법개혁 협의체 회의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대안신당 천정배 의원, 민주평화당 조배숙 의원, 정의당 여영국 의원,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

더불어민주당과 군소야당이 합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수정안에 따르면, 검찰 등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 등 수사 대상의 혐의를 인지하는 즉시 공수처에 보고해야 한다는 규정이 추가된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당초 민주당이 발의했던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 정부안에는 공수처가 필요에 따라 검찰이 수사중인 사건을 이첩해 가져갈 수 있게 돼 있는데다 공수처장에 대한 실질적인 인사권을 대통령이 갖고 있어 공수처가 정권의 입김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런데 이른바 '4+1' 차원의 합의를 거치면서 원안에 없던 규정까지 더해졌고, 검찰이 인지한 혐의에 대해서까지 공수처에 의무 보고토록 공수처의 사건 독점 권한이 대폭 강화됐다는 것이다. '4+1' 안(案)은 대통령이 사실상 공수처장을 임명하는 구조와 기소심의위원회를 두지 않도록 하는 규정은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4+1' 협상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 통화에서 "(4+1이 합의한 공수처법에) 다른 수사기관이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공수처 수사 대상의 범죄를 인지할 경우 그 사실을 즉시 수사처에 통보하고, 공수처는 수사개시 여부를 이 수사기관에 회신해야 한다는 대목이 들어갔다"고 했다. 다른 여권 관계자도 "논의 중에 그런 내용이 있었던 것이 맞는다"며 "합의 내용에 추가됐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관계자는 "수사 개시와 동시에 공수처가 해당 사건을 가져갈 수 있다는 의미로 본다"며 "검찰의 손발을 묶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수처법 원안만 봐도 여권의 유력 정치인이 연루된 뇌물 죄 등도 공수처에서 가져오라면 가져가게 돼있다"며 "공수처는 문재인 홍위(紅衛)검찰, 직할검찰을 하나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지난 4월 대표발의해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공수처법 24조는 '공수처의 범죄수사와 중복되는 다른 수사기관의 범죄수사는 공수처장이 수사의 진행정도 및 공정성 논란 등에 비춰 수사처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이첩을 요청할 경우 해당 수사기관은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수처가 필요에 따라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조항은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수처장은 추천위의 위원 7명 중 6명이 추천한 2명 가운데 대통령이 1명을 택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될 예정이다. 추천위원은 법무부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여당 추천 2명, 야당 교섭단체 추천 2명 등으로 구성된다. 이에 따르면 정부여당이 추천한 후보를 야당 몫 2명의 반대로 부결시킬 수 있으나, 현재 손학규 대표가 이끄는 바른미래당이 4+1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한국당만으로는 막을 수 없다. 이 때문에 공수처장이 사실상 대통령이 지명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검찰 등이 인지한 혐의까지 공수처에 의무적으로 이첩토록 한다는 계획이 새로 추가된 것이다. 이 경우 정권에 따라서 공수처가 고위공직자 등에 대한 인지 수사를 독점하면서 '은폐' 등의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야권에서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공수처장에게는 검찰에서 수사 중인 사건을 이첩받아 뭉갤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이 생긴다"며 "만약 대통령이, 친한 동생 유재수, 친한 형 송철호, 내친구 조국을 구하고자 마음만 먹으면 친문(親文) 권력형 게이트의 진실은 몽땅 사라진다"고 했다. 이어 "공수처는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해야 할 검사를 시찰하고 관리감독해 손발을 묶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