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9년 이곳 프랑스 샹파뉴 에페르네의 서늘한 셀러에서 모엣 임페리얼의 첫 번째 병이 배송됐어요. 이후로 샴페인은 바다를 건너고 대륙을 넘었죠. 이젠 전 세계로 1초에 1병씩 팔려 나갑니다."
프랑스 샹파뉴 에페르네의 와인 창고 앞에 서서 와인 관리사 제리가 이렇게 말했다. 모엣&샹동 본사가 관리하는 와인 창고였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 안에서 작은 차량을 타고 다닌다. 전체 길이 28㎞로 우리나라 여의도 크기와 맞먹는 막대한 규모의 와인 창고여서다.
모엣&샹동은 1743년부터 와인을 만들어왔다. 프랑스 황제 루이 15세가 이곳 와인을 마셨고, 1801년엔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이곳에 직접 와서 모엣&샹동 창립자의 손자인 장 레미 모엣에게서 샴페인을 사갔다. 이후 황제가 된 보나파르트는 전쟁에서 이기거나 기쁨을 만끽하고 싶은 때마다 모엣의 샴페인을 사들였다. 부인 조제핀 황후가 대관식을 치를 때도 이곳 술을 사용했다. 모엣&샹동은 나폴레옹 탄생 100주년이 되는 1869년 이를 기념하기 위한 새 술 '모엣 임페리얼'을 완성한다. 모엣 임페리얼이 올해 다시 150주년을 맞았고, 에페르네 와인 창고엔 환희가 넘쳤다. 전 세계 예술인과 유명인사들이 이곳에서 150주년을 축하했다.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 영화배우 모니카 벨루치와 스칼릿 조핸슨 등이 참석했다.
함께 창고를 걸어가던 제리는 "리들링(riddling)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르미아주(remeage)라고 불리는 이 공정은 목 부분을 아래로 향하게 하고 손으로 병을 돌려주는 과정이다. "이렇게 손으로 리들링 해주면 침전물이 병의 목 부분에 모이면서 맛이 풍성해집니다. 손으로 4~6주씩 돌려주기도 하고 기계로 1주일씩 돌려주기도 합니다. 모엣 임페리얼은 이 작업을 기계로 3년가량 반복하고 최상급 상품인 '그랑 빈티지'의 경우엔 수작업으로만 돌리죠."
샴페인을 200년 넘게 대량생산할 때 가장 중요한 건 '한결같음'이다. 매년 작황과 날씨가 변해도 술의 맛은 일정해야 한다. 와인 메이커이자 최고 감독(셰프 드 카브)인 브누아 구에즈는 2005년부터 샴페인 맛을 지휘해왔다. 와인 메이커들은 샹파뉴 지역 마을 319곳 중 230~240곳에 있는 포도를 활용한다. 피노누아·므늬에·샤도네이 등의 포도를 배합, 과일 향과 풍미·성숙도를 보며 맛을 결정한다. 포도 수확은 샴페인 만들기의 시작이자 정점. 햇살과 바람을 품은 포도 없인 샴페인이 완성될 수 없다. 드넓은 포도밭에서 포도를 땄다. 줄기마다 매달린 포도송이를 가위로 조심조심 잘라냈다. 바구니가 가득 찰 때 "파니에(panier·바구니라는 뜻)!"라고 외치면 인부들이 달려와 다시 빈 바구니를 가져다놓았다. 고작 1시간 일했는데도 땀이 흘렀다. 이곳 홍보 담당 시안 니수는 "포도 한 송이도 서툴게 대하지 않는 게 우리 여정의 시작"이라고 했다. "한 송이에도 경배를 보내죠. 우린 홀로 술을 빚을 수 없어요. 건강한 자연이 도와줘야만 하죠." 모엣&샹동은 2000년부터 지속 가능한 포도 재배를 추진, 2007년엔 전사시설 및 활동에 대해 관련 인증을 취득했다. 또 다른 150년을 위한 결정 중 하나였다.
[스테판 바시라 '모엣&샹동' CEO] 골든글로브에서도 터트리는 샴페인
스테판 바시라 모엣&샹동 CEO는 "모엣 임페리얼을 감성적인 술로 완성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했다. "술은 과학이지만 오감으로 완성하는 예술이기도 하니까요. 이성이 아닌 감성에 호소해요. 미각과 기쁨의 순간을 위해 헌신합니다."
아카데미 시상식과 영국 브리티시 그랑프리 자동차 경주 시상식을 후원했고, 현재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지원하는 것도 이 때문. 1967년 르망 자동차 경주에서 챔피언 댄 거니가 즉흥적으로 모엣 임페리얼을 흔들어 뿌리는 장면이 보도되면서 자동차 경주에서 샴페인을 뿌리는 건 이제 흔한 세리머니가 됐다.
기쁨의 이미지가 곧 샴페인이 되는 것이다. 바시라 CEO는 "감성을 구현하기 위해 또한 자연을 존중한다. 100% 친환경 전기를 사용하고, 포도 재배용 전동 트랙터를 따로 개발하는 데 투자한다"고 했다. "빠르게도 느리게도 달리지 않아요. 포도가 무르익듯 순리를 따르며 움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