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날 발표한 사학 혁신 방안은 2005년 말 노무현 정부가 추진했던 사학 개혁이 14년 만에 재시동을 건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사립학교 이사회에 외부 인사 선임을 의무화한 사학법 개정을 한나라당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에서 강행 처리했지만, 사학들의 반발에 부딪혀 1년 6개월만에 기존 개정안을 약화시킨 재개정을 했었다.
노무현 정부가 시도했던 개정의 핵심은 사학 법인 이사회의 4분의 1을 학교운영위원회(초·중·고교), 교수평의회(대학)에서 추천하는 외부 인사로 선임하도록 하는 '개방형 이사제' 도입이었다. 이와 함께 설립자나 친족이 이사회의 4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이에 대해 사학 법인들은 "정부가 전교조 등의 주장을 받아들여 사학의 자주성을 침해한다"며 반발했고, 일부 사립 고교가 신입생 모집을 거부하고 종교 단체는 불복종 운동을 벌이는 등 반대가 확산됐다. 결국 여야가 사학법 재개정 논의에 나서 '개방형 이사' 추천권을 학교운영위 등에 주지 않고 별도의 개방이사추천위원회를 꾸려 추천하도록 하는 사학법으로 다시 개정해 2007년 7월 통과시켰다.
문재인 정부는 대선 공약이었던 '사학 비리 근절'을 국정 과제로 삼았다. 이를 구체화한 것이 이번 방안이다. 사학들은 14년 전과 마찬가지로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학의 자율성을 옥죄는 위헌적인 발상과 조치라는 목소리도 나올 정도라 거센 반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는 "이대로 가면 노무현 정부 때 법 개정과 재개정 과정에서의 갈등이 재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