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부동산 투기 의혹 논란으로 사퇴했던 김의겸〈사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서울 동작구 흑석동 건물을 사기 하루 전, 김 전 대변인 친동생도 흑석동의 다른 재개발 건물을 매입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김 전 대변인은 사퇴했을 당시 "아내가 나와 상의하지 않고 투자한 것"이라고 했었지만, 동생과 투자 지역과 시기가 겹치면서 "김 전 대변인이 몰랐다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 전 대변인은 작년 7월 2일 은행 대출 10억원 등 약 16억원을 빚지고 25억7000만원 상당의 2층 건물을 구입했다. 이 지역은 작년 5월 롯데건설이 재개발 사업을 수주한 '흑석뉴타운 9구역'이다. 그런데 하루 전인 7월 1일 친동생이 이곳으로부터 500여m 떨어진 11구역의 2층짜리 상가주택을 구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매매 대금은 13억원이지만 김 전 대변인 동생이 지불한 금액은 전세금을 제외한 9억원이었다.

서울시는 지난 3일 김 전 대변인 동생이 구매한 건물이 위치한 구역을 아파트 단지 등으로 조성하는 내용의 계획안을 통과시켰고, 3년쯤 뒤 재개발 공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파트 입주권과 상가 분양권까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가치가 30억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했다.

김 전 대변인은 최근 자신의 건물을 34억5000만원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구입 당시 금액은 25억7000만원이었다. 지난 1년 5개월 사이에 집값이 8억8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김 전 대변인은 차액을 전액 기부하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총선 출마를 의식한 것"이라는 말이 나왔고, 김 전 대변인은 이후 실제로 더불어민주당에 복당 신청을 했고 19일 전북 군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군산 지역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김 전 대변인은 신문사 기자 시절인 2004년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가 몇 달 만에 탈당했었다. 김 전 대변인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 잘못으로 인해 국민들께, 집 없이 사시는 분들께 상처를 드렸다"며 "무주택자 고통을 아는데도 중요한 자리에 있으면서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야당들은 "정부가 집값 안정에 전력하는 상황에서 가족 전체가 '부동산 투기'에 올인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김 전 대변인이 정부의 미공개 정보 등을 이용해 투자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는데, 가족들의 투자 권유를 받고 구매한 것이 드러난 것 아니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