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헌고 최인호군, 학교 정문 앞 기자회견 후 '텐트 시위' 돌입
"교사로부터 '적폐' '자한당 알바' 소리 들어봤나"
학폭위서 서면서과·사회봉사 징계…부모도 특별교육 조치

서울 인헌고의 정치 편향 교육 문제를 최초로 공식 제기한 학생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에서 서면사과·사회봉사 등 징계를 받은 데 항의하며 "학교 측이 공식 사과할 때까지 ‘1인 텐트 시위’를 하겠다"고 밝혔다.

인헌고 3학년 최인호(18)군은 18일 오후 서울 봉천동 인헌고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정치 교사들에 의한 사육장을 고발한 죄로 학교폭력 가해자로 판결 내려졌다"고 밝혔다.

인헌고 학생수호연합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최군은 "사회봉사 15시간과 특별교육 5시간은 나에게 내려진 벌이고, 부모님에게도 특별교육 5시간이 주어졌다"며 "이 자리를 빌어서 부모님께도 피해를 끼쳐드려서 정말 죄송스러운 마음이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음을 고백한다"고 밝혔다.

18일 오후 서울 관악구 봉천동 인헌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인헌고의 ‘정치편향 교육’ 실태를 최초 폭로한 이 학교 3학년 최인호군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최군은 "교사들의 권력 구조를 바깥 세상에 알린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며 "오히려 반일 사상 주입에 대한 영상을 찍은 최초 제보자는 현재 전학을 고려 중이고, 이것을 공론화한 나는 학교폭력 가해자가 됐다"고 했다.

최군은 "교사들은 ‘사상주입 사건’으로 일이 커지자 학생들에게 사상 주입에 대해 조사한 게 아니라, ‘취재 카메라에 찍혔다’ ‘학습에 방해가 된다’ 등 재학생들이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적도록 했다"며 "정작 학생들이 신경쓰지 않아도 될 부분까지 신경쓰게 한 근본 원인은 바로 정치 편향 교육을 한 교사들"이라고 했다.

18일 오후 서울 관악구 봉천동 인헌고 교문 앞에 텐트가 설치됐다. 인헌고의 ‘편향 교육’ 최초 폭로자인 최인호(18)군은 이날 ‘1인 텐트 시위’를 시작했다.

이어 "전국 각지에 있는 수많은 학우에게 묻고 싶다. 교사로부터 ‘친일’ ‘적폐’ ‘여성 혐오’ ‘수구 꼴통’ ‘자유한국당 알바’ ‘원전 마피아’ 같은 소리를 들어봤느냐"라며 "이런 경험들은 더 이상 일부의 문제가 아니다. 학생들이 정치 교사에 종속되거나 독재 당하지 않고 언제든지 자유로운 사고와 비판의식을 길러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최군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학교 정문 앞에 설치한 텐트에서 ‘24시간 1인 시위’를 시작했다.

18일 오후 서울 관악구 봉천동 인헌고 교문 앞에서 ‘편향 교육’ 최초 폭로자인 최인호(오른쪽)군이 24시간 ‘1인 텐트 시위’를 시작했다. 텐트 안에 전국학생수호연합 대표인 이 학교 3학년 김화랑군이 함께 앉아 있다.

앞서 인헌고 측은 최군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정치 편향 교육’ 폭로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학생 2명이 "명예 훼손을 입었다"고 신고하자, 최군을 지난달 학폭위에 회부했다. 학폭위는 지난 10일 최군에 대해 피해 학생에 대한 서면 사과와 15시간 사회봉사 조치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최군의 부모에 대해서도 5시간의 특별교육을 받으라고 했다. 최군 측은 학폭위 결과에 불복해 행정소송과 함께 학폭위 위원들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