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의무자가 신체검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말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교류재단이 발표한 '2018년 세계 한류 현황'에 따르면, 조사대상 113개국 중 94개국에서 1843개의 한류(韓流) 동호회가 결성되어 있고, 그 회원 수는 무려 9000만명에 이른다. 아이돌 그룹의 해외 공연에서 외국인들이 우리말 가사의 케이팝(K-pop)을 따라 부르거나, 단체로 케이팝 커버댄스(K-pop cover dance)를 즐기는 모습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다. 경제적 효과도 대단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가슴 벅찬 자부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한편, 한류열풍 확산과 비례해 이를 주도하는 남성 연예인의 병역관련 논란도 커지고 있다. 한류확산이 지속되기 위해선 병역을 일정기간 유예하거나 혜택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한창 활동하는 20대에 군에 입대할 경우 경력단절로 인한 손실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병역은 대한민국 남자라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국민의 의무이다.

이에 병무청은 반칙과 특권 없는 공정한 병역이행 문화 정착을 위해 2017년 9월 22일부터 사회관심계층에 대한 '병적 별도관리제도'를 도입해 운영중이다. 관리 대상은 4급 이상 공직자와 그 자녀, 종합소득과세표준 5억을 초과하는 고소득자와 그 자녀, 대중문화예술인과 체육선수이며, 현재 3만5000여 명이 관리되고 있다. 이들은 병역의무가 발생하는 18세부터 병역의무가 종료될 때까지 연기 및 감면 등 병역이행 전(全) 과정을 모니터링, 성실한 병역을 이행하도록 하고 있다.

제도시행 후 연예인의 병역이행 모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통해 한류 돌풍을 일으킨 배우 A씨는 최초 병역판정검사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았으나, 질병 치료 후 재검을 받아 2017년 10월 현역병으로 입대, 모 사단 특급전사로 선발되는 등 모범적 병영 생활로 대중의 찬사를 받았다. 최근 전역과 동시에 다시 한번 한류 스타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어, 군 복무가 경력단절이 아닌 재도약의 기회임을 보여주고 있다. 한류 바람을 일으킨 아이돌 그룹 멤버이자 배우로도 활동한 B씨도 20대 중반인 올 7월 육군 기술행정병으로 자원입대했고,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던 남성그룹의 가수 겸 배우 C씨도 평소 친근한 이미지로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활동하던 중 올 7월 육군 현역병으로 입대했다.

하지만 연예인들의 전반적인 병역이행 실태는 여전히 국민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한다. 최근 병무청 국정감사에서 연예인의 병역처분 변경 비율이 일반인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원인 중 하나는 입영연령이 높다는 데 있다. 연예인의 평균 입영연령은 일반의무자나 다른 사회관심계층에 비해 3.3~4.6세가 높은 25.1세다. 늦은 나이에 입영하다 보니 현역으로 입영 후'현역복무부적합'을 이유로 보충역으로 전환되어 나온 비율이 일반의무자에 비해 4.1배나 높다.

이에 병무청은 편법으로 입영을 지연하고, 병역처분 변경자가 증가하는 것을 바로잡기 위해 입영연기와 국외여행허가 제도를 개선했다. 28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각급 학교 졸업예정, 대학원 진학예정, 민간자격시험 응시 등을 사유로 입영을 미루지 못하도록 했고, 단기 국외여행허가는 허가기간과 횟수를 단축해 제도 본래 취지에 맞도록 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세계 유일 분단국가로 남북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국민이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병역문화 실현을 위해 대중의 관심을 받는 유명 연예인들의 솔선수범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