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소속 울산시장 수사 첩보에 대해 청와대는 "행정관이 소셜미디어로 제보받아 윗분들 보기 좋게 편집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내용 추가 없이 경찰에 넘겼다는 것이다. 그런데 거짓말이라고 한다. 청와대가 만든 문건에 원래 제보에는 나오지 않는 새로운 내용이 추가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문건에는 수사 때 접촉해야 할 사람 이름까지 적혀 있었다고 한다. 통상적 첩보 이첩이 아니라 청와대가 경찰에 수사 방법까지 알려주며 지시한 것이다. 수사는 무혐의로 결론났다. 하지만 야당 울산시장은 선거에 떨어진 뒤였다.

제보자인 송병기 울산 부시장은 "청와대 행정관이 묻기에 언론에 나온 내용 등을 정리해 문자로 보내줬다"고 했다. 이 역시 거짓말이었다. 송씨 제보는 '울산시장 김기현 비위 의혹'이라는 제목의 A4 용지 4장 분량의 문건 형식이고, 마찬가지로 접촉 대상, 전화번호까지 나와 있다고 한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도 아니었다. 처음부터 '청부 수사'를 위해 만들었다는 뜻이다.

청와대는 송씨가 민주당 송철호 시장 캠프의 핵심임을 뻔히 알면서도 "정당 소속은 아니다"라고 했다. 신분을 감추려 한 것이다. '일방적 제보'라고 했는데 청와대가 요청한 것이었다. 송씨와 행정관이 캠핑장에서 우연히 만났다더니 소개로 만난 것으로 밝혀졌다. 고래 고기 사건을 알아보려고 울산에 갔다는 경찰 출신 특감반원이 실제 만난 사람은 야당 시장 수사 담당자였다. 그래도 청와대는 '청와대는 거짓말을 안 한다'는 거짓말까지 한다.

검찰이 송 부시장에게서 압수한 업무 일지에 'BH 회의' 등 청와대와 관련된 메모가 여러 군데 나온다고 한다. 선거 공작 피해자인 전 울산시장 측이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으면서 목격한 내용이다. 메모 가운데는 민주당 송철호 후보가 출마 선언을 할 때 '(공약 관련) 예산을 확보했다'고 발언하라는 부분도 있는데 금액까지 적혀 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내 가장 큰 소원"이라고 했던 송 시장 당선을 위해 청와대가 선거에 개입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정황이다.

청와대 행정관이 송 시장을 만나 공약을 협의한 사실은 이미 밝혀졌다. 민주당은 송철호 캠프가 만든 선거 전략 문건대로 송 시장을 무경선 공천했고, 환경부 장관은 울산에 내려가 선거운동을 해줬다. 모든 정황과 증거들이 같은 곳을 가리킨다. 청와대가 울산시장 선거 공작의 본부였다는 것이 갈수록 명확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