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평양술집에 4가지 법 위반에 행정처분 내려
불법증축·식품위생법·무단 도로점용 등 무더기 적발
김 父子 초상화 논란되자 트럼프·개그맨으로 바꿔 달아
업주 "現정부 반감에 적자만 나는데 벌금 폭탄까지"

북한 김일성·김정일 부자(父子) 초상화를 외벽에 내걸어 논란이 됐던 서울 마포구 북한식 주점 ‘평양술집’이 최근 마포구청으로부터 불법증축 등 네 가지 위법사항에 대한 행정처분을 받은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사장 장모(44)씨는 "불법증축인 줄 몰랐다"며 "조국 사태에서부터 현 정부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내 가게도 ‘공공의 적’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보라! 평양술집이다’라고 적힌 대형 간판을 내건 평양술집은 지난 10월 문을 열었다. 2개층 건물 전면에는 북한 여성들 모습이 담긴 3m 크기의 대형 그림이 걸려 있고, 출입구 위에는 김일성·김정일 부자 초상화가 걸렸었다. 논란이 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유명 개그맨의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는 그림으로 바꿔 달았다.

서울 마포구 북한식 주점 ‘평양술집’.

마포구청은 지난 9월부터 최근까지 평양술집에 대해 △불법증축 △식품위생법 위반 △무단 도로점용 △주차장법 위반 등 네 가지 위법사항을 적발했다.

적발내용을 보면 1·2층 합쳐 100여평 규모의 가게에 무려 6건, 40여평이나 불법으로 증축했다. 오래된 건물처럼 꾸미다 보니 옥탑 등을 무단으로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마포구 관계자는 "올해 10월 평양술집이 개점하기 전에 영업했던 일본식 주점이 야금야금 불법증축한 것이 이번 항공사진 판독에서 적발됐다"고 했다.

평양술집은 당초 일본식 주점 때 건물 전체를 덮을 정도의 지붕이 만들어져 그동안 항공사진 판독에서 불법증축 사실이 들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북한식 주점으로 리모델링하면서 옥상 지붕을 걷어내는 바람에 건물 곳곳에 무단으로 늘려놓은 공간이 한꺼번에 적발됐다는 것이다.

서울 마포구 ‘평양술집’ 비가리개의 모습(왼쪽)과 부설주차장의 모습(오른쪽).

불법증축 적발에 따라 식품위생법 위반에도 걸렸다. 식품위생법은 영업장으로 신고한 면적에서만 장사를 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가게는 불법증축한 공간에 테이블을 놓고 손님을 받다가 적발된 것이다. 무단 도로점용과 주차장법 위반도 마찬가지다. 건물 공간을 이리저리 늘리고, 곳곳에 차양막 등을 달아 도로를 무단으로 점용한 데다 주차장으로 허가 난 공간에서는 소파와 인테리어 용품 등을 놓고 영업을 해 주차장법 위반에도 걸렸다는 것이다.

마포구는 현재 평양술집 측에 원상복구 명령을 내린 상태다. 내년 1월 10일까지 불법증축한 공간 등을 철거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매길 방침이다. 무단 도로점용과 주차장법 위반 역시 내년 1월 1일부터 각각 변상금과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식품위생법 위반의 경우 이번이 첫 행정처분이어서 특별한 페널티는 없지만, 향후 1년 내 같은 행위가 적발되면 영업정지 7일 처분을 내리도록 돼 있다.

마포구청으로부터 불법증축이 적발된 서울 마포구 ‘평양술집’ 옥상 테라스.

사장 장씨는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 통화에서 "불법증축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1~2층 불법증축과 부설주차장 불법 용도변경은 구청에 적발되기 전까지 아예 모르고 있었다"며 "옥상의 경우 예전 불법증축물을 철거하니 아래층에 비가 새서 루프탑(roof top)을 만들었는데, 비 새는 걸 막고자 만든 루프탑이 불법증축인지는 몰랐다"고 했다.

장씨는 "이전에 했던 일본식 주점은 반일 분위기 때문에 망했고, 북한식 주점은 조국 사태 때문에 엉망이 됐다"면서 "장사가 잘 안돼 사회적 이슈에 따라 가게 분위기를 바꿨을 뿐인데 엉뚱하게 불법증축에 단속돼 버렸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불법증축한 걸 다시 뜯어고치면 공사 기간 장사를 못 하게 돼 차라리 벌금을 내면서라도 일단 장사를 계속할까 생각 중"이라며 "현 정부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은 원래 잘 안 왔는데, 조국 사태 이후엔 중립적인 손님들의 발길도 끊겨 적자를 내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장사를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