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긴급피난에 해당해 처벌할 수 없어"
대리운전 기사가 두고 간 자신의 차를 옮기기 위해 약 2m를 음주 상태로 운전한 운전자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다른 차량의 통행을 막은 자신의 차를 이동시킨 것은 ‘긴급피난’에 해당해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창원지법 형사5단독(재판장 김주석)은 16일, 도로교통법(음주운전)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64)씨에게 무죄를 선고하며 이같이 밝혔다.
A씨는 지난 6월 15일 오전 4시 35분쯤 만취 상태(혈중알코올농도 0.105%)로 경남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상남시장 주차장 출구에서 도로 가장자리까지 2m를 운전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 됐다.
A씨는 술에 취해 운전할 수 없는 상태가 되자 대리운전 기사를 호출했다. 그러나 기사가 운전이 미숙해 A씨는 기사의 운전을 중단시켰고, 대리기사는 A씨의 차를 상남시장 주차장 출구에 세워둔 채 가버렸다.
상남시장 주차장 출구는 차량 한 대만 겨우 빠져나갈 만큼 폭이 좁았다. 자신의 차 때문에 다른 차량의 이동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한 A씨는 할 수 없이 승용차를 2m 가량 직접 운전해 길가로 차를 뺀 후 다른 대리운전 기사를 불렀다.
그러나 A씨가 운전을 하지 못하게 했던 대리운전기사가 숨어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가 경찰에 신고해 A씨는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까지 됐다.
그러나 김 재판부는 A씨가 2m 가량을 음주운전 한 것을 ‘긴급피난’으로 판단했다.
긴급피난은 형법 22조 1항은 ‘자기 또는 다른 사람에 대한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긴급피난)로 규정된 행위로, 위난상태에 빠진 법익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법익을 침해하지 않고는 달리 피할 방법이 없을 때 인정되는 정당화 사유의 하나다.
재판부는 "김 씨가 운전대를 잡은 전후 사정을 헤아려보면 다른 차량 통행을 시키려는 긴급피난으로 볼 수 있어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