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수호' 개국본, 정경심에 '성탄절 위로 편지 운동'
"죄 없이 갇힌 교수님 생각에 가슴 시려"…편지 인증샷 이어져
댓글엔 "존경합니다" "조국 장관 가족 희생으로 공정사회 올 것"

이른바 ‘조국 수호 촛불집회’를 주도해온 친여(親與) 성향 네티즌 단체 ‘개싸움국민운동본부(개국본)’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57·구속) 동양대 교수에게 ‘크리스마스 연말 편지 보내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개국본은 지난 10월 24일 정씨가 자녀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불법 투자, 증거인멸 등 혐의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뒤부터 두 달 가까이 ‘위로 손편지’를 보내고 있다.

지난 12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내 정경심씨에게 손편지를 보냈다며 ‘개싸움국민운동본부’ 카페에 올라온 인증사진(왼쪽)과 개국본 카페지기 ‘개실장'이 올린 공지글에 달린 ‘인증 댓글들’.

개국본 카페지기 ‘개실장'은 지난 7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개국본 카페에 ‘정경심 교수님 편지 주소. 인증샷 릴레이로 마음의 위로를 나누어요’라는 제목의 공지글을 올렸다.

개실장은 "힘든 수감 생활을 하고 계실 정경심 교수님께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편지 한 통씩 보내드리자"며 "힘내십시오! 정경심 교수님! 힘드실 줄 압니다만 반드시 견뎌주세요"라고 적었다. 정 교수에게 편지를 보내는 방법을 정리한 블로그 게시글 링크도 함께 올렸다.

이 글에는 이날 오전까지 5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조국과 그 가족 잊지 않습니다! 사랑합니다, 조국" "존경합니다, 그리고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교수님" "추운데 아프신 분이 죄도 없이 이게 뭐람? 웃기는 세상이야" "이 힘든 겨울이 지나면 검찰이 개혁돼 따뜻한 봄이 올 것입니다. 조국 장관님과 그 가족의 희생으로 공정한 사회가 올 것을 믿습니다" 등의 내용이었다.

최근 ‘개싸움국민운동본부’ 카페에 올라온 ‘손편지 운동' 인증사진들.

직접 쓴 손편지를 보내기 전 이를 인증하는 ‘손편지 인증글’도 10여 개 올라왔다. 한 회원은 정 교수에게 보낸 크리스마스 엽서 사진과 함께 "아이들의 서툰 편지에 감동받았던 기억을 되새기며 용기 내 두 번째 편지를 보냈다"고 적었다. 미국에서 안부 편지를 보냈다는 회원과 자신은 책을 보냈다는 회원들의 인증글도 올라왔다.

편지 내용을 공개한 회원도 있었다. 이 회원은 "죄 없이 갇힌 교수님 생각에 가슴이 시리다"며 "상상할 수도 없는 일들을 겪으면서도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의 굳은 마음으로 버티고 있다. 교수님이야말로 검찰 쿠데타라는 사상 초유의 엄동설한에 지지 않고 피어나신 ‘파란 장미’라고 생각한다"고 썼다. 파란장미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기적'이란 꽃말을 갖고 있어, 조 전 장관 지지자 사이에서 인기다. 이들은 조 전 장관이 지난달 14일 검찰에 출석할 당시,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파란장미를 손에 든 채 그를 기다리기도 했다.

개국본의 ‘손편지 운동’은 지난달 5일 처음 시작됐다. ‘개총수’란 아이디로 활동하는 시사타파TV 이종원 대표가 먼저 제안했다. 그는 "조국을 잊지 맙시다. 그의 가족을 잊지 맙시다"라며 "우리의 정성과 마음이 담긴 작은 손편지가 아픔과 고통을 조금이라도 견디게 해줄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라고 썼다. 이 게시글에는 하루 만에 댓글 100여 개가 달렸다. 현재 이 게시글은 삭제됐지만, 개국본 회원들은 여전히 이 카페에 ‘손편지 인증글'을 올리고 있다.

개국본 등이 주최한 ‘제15차 여의도 촛불 문화제’가 열린 지난 15일,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벽면에 붙은 포스트잇들. ‘정경심 교수님 힘내세요 사랑합니다' ‘조국 장관님 화이팅입니다' ‘공수처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 등이 적혀 있다.

개국본은 지난 9월부터 석 달 가까이 서울 도심에서 이른바 ‘조국 수호·검찰 개혁'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지난 14일에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15번째 촛불 집회를 열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찰 개혁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번 집회에서도 "정경심 교수님, 사랑해요" 등의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가 나왔다. 당시 이들은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벽면에 ‘조국·정경심 교수님 꼭 지켜드릴게요' ‘조국 수호, 정경심 교수님 힘내세요' 등을 적은 포스트잇 수십 개를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