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35명이 근무하는 회사에서 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 9명이 무더기로 민노총을 탈퇴했다. 고참 조합원들의 갑질을 견디기 힘들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자 민노총 간부들이 찾아와 탈퇴 조합원을 상대로 욕설을 퍼붓고, '칼 들고 쑤셔버릴 정도의 배신감' 등 표현을 담은 협박 메시지를 보냈다고 조합원들이 12일 폭로했다.
전 민노총 조합원 여러 명에 따르면, 민노총 금속노조 경기북부지역지회 A 사업장에서는 이달 2일부터 9명이 잇따라 민노총 탈퇴 신청서를 제출했다. 전 조합원 홍모(42)씨는 "연장자들이 젊은 조합원들에게만 집회 참가를 강요하고, 불만을 제기하면 집단으로 따돌려 출근하기 괴로웠다"며 "술자리에 불참하거나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이유로도 불이익을 줬다"고 말했다.
민노총 금속노조 A 사업장 분회장이던 백모(49)씨가 피해자들을 대표해 상급 단체인 서울지부와 경기북부지역지회에 사정을 알리며 도움을 청했다. 그러나 "다른 사업장도 마찬가지이니 참으라"는 답변이 돌아왔고, 결국 탈퇴를 결심했다고 한다.
탈퇴 신청서가 무더기로 들어오자, 금속노조 서울지부와 경기북부 간부들이 A 사업장에 나타났다. 백씨는 "일과 시간에 찾아와 '이 ××, 사장에게 돈 먹은 것 있느냐' '왜 다른 사람을 꼬드기느냐'고 욕을 하는데, 아무도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고 했다.
나머지 조합원에게는 탈퇴를 말리는 문자 메시지가 발송됐다. 경기북부 한 간부가 조합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는 '칼 들고 쑤셔버릴 정도의 배신감이 든다' '제가 그리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다' '돌아버리는 순간 나도 주체를 못 한다' '오늘 회사로 안 간 것 다행으로 아시라' 등의 내용이 담겼다. 백씨는 "직장에는 아직 민노총 조합원이 12명이나 있고, 이들이 금속노조를 등에 업고 다시 횡포를 부릴까 두렵다"고 했다. 금속노조 측은 "수많은 분회 중 한 곳에서 일어난 일을 세세히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문자메시지를 보낸 민노총 간부는 "감정이 많이 격해진 상태에서 문자를 보냈다"며 "탈퇴를 말렸다기보다 기다려달라고 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