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지난해 울산시장 선거 직전 김기현 전 시장 관련 수사를 무리하게 밀어붙였다는 단서를 여럿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청와대로부터 2017년 12월 이른바 '김기현 비위 첩보' 문건을 하달받은 울산경찰청이 이 문건에 담긴 범죄 혐의를 김 전 시장 측근 등에게 그대로 적용하려다 벌어진 일일 수 있다는 게 검찰 시각이다. 검찰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최근 '김기현 수사'를 했던 경찰 10여명에게 소환 통보를 했지만 모두 불응하고 있다.

경찰은 울산시장 선거를 3개월 앞둔 지난해 3월 '김기현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당시 경찰의 주요 타깃 중 한 명이 김 전 시장의 비서실장이었던 박모씨였다. 청와대가 하달한 '김기현 첩보 문건'엔 박씨가 울산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 특정 레미콘 업체가 납품을 할 수 있게 뒤를 봐줬다는 의혹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이라면 직권남용이 될 수 있다. 경찰은 이를 근거로 울산시청 공무원 20여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이 부분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경찰은 당시 한 울산시 공무원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울산시가) 아파트 건설 현장소장을 불러 한 회의에서 지역의 레미콘 업체를 쓰라고 하면 현장소장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 직원은 "레미콘 업체 선정은 내 담당이 아니라 잘 모르는 내용"이라고 답변했다. 경찰이 거듭 같은 질문을 하자, 이 직원은 "현장소장이 부담스러울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조사 후 자기 진술서를 확인한 이 직원은 이 진술을 삭제하거나 수정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담당 경찰은 "고칠 수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형사소송법상 수사기관은 조사받은 사람이 자기 진술서에서 수정을 요구하면 그렇게 해줘야 한다.

한 변호사는 "사실이라면 경찰이 허위 공문서 작성이나 직권남용을 한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울산경찰청 측은 "검찰에서 수사중인 사안이라 말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