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뺀 '4+1' 협의체, 호남 의석수 축소 막으려 선거구 획정 인구 기준 변경 고려
오신환 "범여권 기생정당이 선거법 바꿔서 유리하게 몰고가"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군소정당들과 가동 중인 '4+1 협의체'에서 선거법 개정안과 관련해 '250석(지역구)+50석(비례대표)'로 하는 방안에 의견을 모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선거법에서 지역구를 3석만 줄이는 안이다. 그런데 4+1 협의체에서 호남 지역구 의석 통폐합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선거구 획정 인구 기준을 '선거일 전 3년 평균'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군소정당의 의석 확대를 위해 제1야당의 반대 속에 선거법 개정을 밀어붙인다는 비판에 이어, 게리멘더링(특정 정당·특정인에게 유리하게 선거구를 정하는 행위)까지 시도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왼쪽 두번째)와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조배숙 의원 등이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논의하고 있다. 오른쪽은 대안신당 유성엽 의원.

4+1협의체의 한 참석자는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 통화에서 "선거법 개정에 따른 호남 의석수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의석수 축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선거구 획정 인구 기준을 3년 평균치로 산출하는 내용의 부칙(附則)을 대안으로 논의 중이다"라고 했다. 4+1에 참여하는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의원들은 대부분 호남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이들은 '250+50'으로 의석수가 조정될 경우 지역구 의석이 3석 줄어드는데, 여기에 호남 지역이 포함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선거법 25조에 따르면 선거구 획정의 기준이 되는 인구는 선거일 전 15개월이 속한 달 말일 인구로 한다. 내년 4·15 총선에서 15개월을 역산하면 올해 1월 31일 인구수가 선거구 획정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부산 남구을(인구수·13만3387명), 전남 여수시갑(13만5150명), 경기 광명갑(13만6153명), 전북 익산시갑(13만7710명)등이 통·폐합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 1곳, 영남 1곳, 호남 2곳의 지역구가 없어질 공산이 큰 것이다.

그런데 선거구 획정 기준 인구수를 3년 평균으로 삼으면 전남·북, 광주 등 호남 지역에서 한 석도 줄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참석자는 "도농(都農)의 낙후 지역은 인구가 줄기 때문에 1년으로 하는 것보다 3년 평균으로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현행 선거법의 선거구 획정 기준 인구 산출 기준을 바꿔 호남 지역구 축소를 막겠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편 민주당에서는 '250+50' 안(案)에서 비례대표 의석 25석에 대해서만 연동률을 적용하거나, 연동률을 50%가 아닌 20%대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이날 MBC라디오에서 "(민주당이) 한국당과 물밑 거래로 개혁법안, 선거법, 공수처법 등이 이뤄진다면 거기에 따른 대국민 행동(을 하겠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다시 민주당이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칠까봐 우려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BBS라디오에서 "자리 나눠먹기하는 범여권의 기생정당들이 함께 결국에는 선거법을 바꿔서 본인들한테 유리한 쪽으로 몰고가는 그런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표성과 비례성이라는 것이 순수하지 못하고 잘못 왜곡돼 있는 측면이 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