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급여 지급 올해 사상 처음으로 8조원 넘을 듯
11월까지 7조 4832억 원 소진…당초 예산에서 1조원 넘게 증가
고용부 "사회안전망 강화로 고용보험 가입자 늘었기 때문"
실업급여 가입자보다 신청자가 더 늘어
직장을 잃은 사람에 실업급여 등으로 나가는 고용보험 구직급여 지급액이 올해 처음으로 8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11월까지 지급된 구직급여의 누적액이 7조 4800억을 넘은 것이다. 정부는 기금 고갈을 우려해 지난 9월과 11월 세금 7900억여 원을 고용보험 기금에 투입했다.
고용노동부가 9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11월 노동시장’에 따르면 11월 구직급여 지급액은 5932억원(잠정)이다. 이에 따른 올해 1~11월 누적 지급액은 7조 4832억 원으로, 매달 평균 6800억 원을 구직급여에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누적 구직급여 총액은 8조를 넘어설 전망이다.
고용부는 당초 올해 구직급여 예산으로 7조 1828억원을 책정했다가 7월 누적 지급액이 5조 원에 육박하자, 8월 추경에 3714억원을 추가했다. 당시 기금 고갈 우려가 나오자, 고용부는 "올해 고용보험 기금 중 구직급여는 추경까지 포함해 7조 5500억 원을 확보한 상태"라며 "향후 상황은 8~12월 구직급여 신청자 숫자나 경기 상황을 봐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정부는 두 차례나 고용보험 기금에 세금을 투입했다. 추경만으로는 기금이 고갈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9월 초 기획재정부의 하반기 경제활력 보강 추가대책을 발표에 앞선 8월 말쯤 고용부는 기재부에 연내 두 번 정도 고용보험 기금 운용계획을 변경해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고용부는 지난 9월 16일과 11월 20일 구직급여 기금에 각각 2470억 원, 5429억 원의 세금을 충당했다. 이로 인해 올해 고용보험의 전체 예산 규모는 8조 3402억 원까지 불어났다. 8월 추경 3714억 원에 두 차례 총 7899억 원의 세금을 더해 당초 예산보다 약 1조 1600억원의 세금이 추가로 들어간 것이다. 이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여유를 두고 예산을 늘린 것"이라며 "구직급여에 대한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세금만 투입한 것이 아니다. 고용보험 중 실업급여 보험료율을 올려 근로자와 사업주의 부담이 늘었다. 실업급여 보험료율은 지난 10월 기존 1.3%에서 1.6%로 0.3% 포인트 인상됐다. 월 평균 보수가 100만원인 근로자를 기준으로, 사업주와 근로자가 6500원(0.65%)씩 냈던 보험료가 8000원으로 높아진 것이다. 각각 1500원의 추가 부담이 생긴 셈이다. 당시 고용부는 "10월부터 실업급여 지급기간이 기존 90~240일에서 120~270일로 30일 늘어나고, 실업급여액도 3개월 평균임금의 50%에서 60%로 늘어나는 등 실업급여 보장성 강화를 위한 재원 확보를 위해서 보험료율을 올리게 됐다"고 했다.
구직급여 지급액은 올해 들어 급증했다. 1월 6256억원으로 사상 최고액을 갈아치운 이후, 4월 7382억 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7000억 원을 넘긴 것. 이어 지난 7월에는 7589억 원으로 사상 최고액을 다시 경신했다. 올해만 들어 사상 최고액이 5번(1·3·4·5·7월) 바뀌었고, 7000억 원을 넘은 달도 4번(4·5·7·8월)에 이른다. 올해 누적 지급액은 지난 10월 6조 89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지급액 6조 4500억 원을 넘었다.
고용부는 "구직급여 지급액이 늘어난 것은 사회안전망 강화로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늘어 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고용보험 11월 가입자는 전년 대비 4.2% 증가했고, 구직급여(실업급여)를 신청한 사람은 6.9% 늘었다. 취업으로 고용보험에 가입한 사람보다 실직으로 실업급여를 신청한 사람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올해 내내 이런 경향이 꾸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