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29일 이틀간 경기도 부천시 부천종합운동장 주차장에 부천개인택시조합 소속 택시 2488대가 집결해 차량용 공기청정기를 달고 뒷좌석에는 승객을 위한 충전 케이블을 설치했다. 설치 비용 7000만원은 조합이 부담했다. 조합 측은 소속 기사들에게 "앞으로는 승객에게 먼저 말을 걸지 말라"는 지침도 내렸다.

평소 손님들과 즐겨 이야기했지만 조합 지침에 따라 '침묵 운행'을 시작한 택시 기사 이모(59)씨는 "'타다'는 깨끗하고 승차 거부도 없지 않으냐. 무작정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우리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 퇴출을 강력하게 요구해온 택시 업계가 요즘 타다의 서비스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지난 10월 '타다'가 불법 유사 택시 영업 혐의로 기소됐고, 이른바 '타다금지법'이라고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면서 타다의 퇴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경기 성남시 택시도 타다를 벤치마킹한 서비스 도입을 준비 중이다. 성남시 택시 회사 10곳 소속 461대가 내년 1월부터 '성남 OK택시' 브랜드로 운영된다. 근거리 자동 배차 시스템, 차내 공기청정기, 충전 케이블은 기본이다. 현재 제작 중인 기사 지침에는 깔끔한 제복 착용, 웃으면서 손님 응대, 먼저 말 걸지 않기, 차량 내 절대 금연, 수시 청결 유지 등의 항목이 포함된다. 성남시 관계자는 "타다를 참고해 택시 업계와 시가 협력해 만든 자구 모델"이라고 했다.

앞서 서울개인택시조합은 올해 5월 차령 5년 이상 택시 2만대에 탈취제를 놓았고, 유독 악취가 심한 600대는 대대적으로 청소했다. 조합은 기사에게 친절 서비스 교육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