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북 정상회담 이후 사실상 활동이 중단됐던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엔진 연소 실험 준비로 추정되는 새로운 활동이 포착됐다고 미 CNN이 보도했다. 미국이 최근 RC-135S '코브라 볼' 등 각종 정찰기를 한반도 상공에 총동원하다시피 하며 대북 감시에 나선 것도 동창리 발사장 활동 등 북한의 추가 도발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대미 협상 시한으로 설정한 연말이 다가오면서 한반도 주변의 긴장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CNN은 5일(현지 시각) "북한 서해 위성발사장(동창리 발사장)에서 전에 없던 움직임이 보인다"며 "북한이 인공위성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아 올리기 위한 엔진 연소 실험을 재개하는 것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앞에 대형 선적 컨테이너가 새롭게 포착된 것을 활동 재개의 근거로 제시했다. 미 미들베리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비확산프로그램 국장은 "이는 향후 장거리 미사일이나 인공위성 발사에 나설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심각한 징후"라고 CNN에 말했다.
북한이 실제 신형 엔진 연소 시험에 나설 경우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용 엔진보다는 인공위성 탑재용 신형 장거리 로켓 엔진 시험을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이미 미 동부 지역까지 사정권에 넣는 화성-15형(사거리 1만3000㎞) 탑재용 '백두산 엔진' 개발에 성공한 상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인공위성 탑재 장거리 로켓 발사를 시사하며 미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의 은하 3호(광명성 4호) 로켓이 지구궤도에 올릴 수 있는 인공위성은 100~200㎏ 수준이다. 이보다 무거운 정찰·통신위성을 실을 수 있는 강력한 엔진을 장착한 은하 9호 등 신형 장거리 로켓의 개발·발사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최근 '크리스마스 선물' 운운하며 미국을 위협한 상황이다. 3000t급 신형 잠수함에서 북극성-3형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쏘거나, 괌을 타격할 수 있는 화성-12형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고각(高角) 발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의 추가 도발 징후에 따라 미국 정찰기들의 대북 감시 활동도 강화되고 있다. 6일 오전엔 RC-135S '코브라 볼' 1대가 일본 오키나와의 가데나 미군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동해로 비행했다. 코브라 볼은 고성능 전자·광학 장비를 갖춘 정찰기로, 탄도미사일의 비행 궤적을 정밀 추적할 수 있다. 오후엔 통신·신호 정보 수집 분석용 감청 정찰기인 리벳 조인트(RC-135V)가 수도권 등 중부지역 상공을 비행했다.
한편 2010년 북한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을 처음으로 직접 살펴본 미국 핵 과학자 시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명예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재개할 경우 5년이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