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결위 바른미래당 간사인 지상욱(오른쪽) 의원이 6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전해철(왼쪽) 예결위 간사에게 "예산안을 일방 논의하고 있다"며 항의하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바른미래당 간사인 지상욱 의원이 6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을 찾아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4+1 예산협의체' 참석자들과 설전을 주고 받았다. '4+1'은 민주당이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측을 비롯해 민주평화당, 정의당, 대안신당과 함께 선거법·공수처법 및 예산안을 처리하기 위해서 만든 협의 기구다. 그러나 여기엔 바른미래당 유승민·안철수계가 중심이 된 '변혁' 모임과 자유한국당은 배제됐다. '변혁' 측은 오신환 원내대표와 지 예결위 간사 등이 소속돼 있는 만큼 예산안 논의에 배제돼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지 의원은 이날 운영위원장실에서 진행중인 '4+1' 회동 자리에 예고 없이 찾아갔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전해철 예결위 간사와 민주평화당 박주현, 바른미래당 채이배, 대안신당 장병완,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예산안에 대해 논의중이었다. 이에 지 의원은 "(예산을) 심의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 심의하고 있다"며 "여야 간 대화는 (예결위)간사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지 의원의 항의에 전해철 의원, 장병완 의원이 반박하고 나서면서 설전이 벌어졌다. 지 의원이 "여야간 대화는 간사가 중심이 돼 해야지 이건 아니지 않느냐"고 하자, 전 의원은 "이미 저희들은 4+1 체제로 선거법, 사법개혁법안 등 많은 것을 논의하겠다고 얘기했다. 원내대표 대표성 가진 분들의 공식 모임"이라고 했다.

전 의원은 "원내대표 대표성이라는 것을 누가 주느냐"는 지 의원의 반박에 "바른미래당 당내 사정을 관여할 수 없지만, 4+1 체제 하에서 대표성 가진 분과 회의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고 했다. 전 의원은 "회의를 방해하지 말고 따로 얘기하라"고도 했다. 그러자 지 의원은 "지금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의원총회를 통해 뽑은 오신환 원내대표"라며 "오 원내대표는 채이배 의원을 여기 파견하지 않았다"고 했다. 지 의원은 "선거법 등은 의원들이 각당 대표를 만나서 의논할 수 있지만 예산은 다른 문제"라고 했다.

장병완 의원은 "(예산안 법정 처리기한 종료로) 이미 예결위의 법적 (심의) 권한은 없는 상태"라며 "본회의에서 이걸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 의원은 "예산의 삭감, 증액을 포함하는 수정안을 만드는 건 옳지 않다"며 "수정안을 만들지 않고 정부 원안으로 논의한다고 약속하면 자리를 뜨겠다"고 했다.

지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4+1 예산협의체'를 불법 모임으로 규정하며 형사 고발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지 의원은 "민주당 2중대를 모아 교섭단체인 야당을 '패싱'하면서 예산 심사를 한다는 것은 폭거"라며 "직권남용으로 형사 고발을 검토 중이고, '4+1' 예산 심사 자체를 중지해달라는 효력정지가처분 신청도 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