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부시장 "선거 염두에 두고 제보한 것은 아니다" 의혹 부인
언론엔 "'문자' 보냈다"…기자회견선 "통화 中 '얘기'한 게 전부"
前 靑 행정관 "서울 친구 통해 만나…간헐적으로 통화하는 사이"
"우연히 캠핑장서 만났다"는 靑 설명과는 차이 커

작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측 비위 의혹에 대한 제보를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문모 행정관에게 건넨 인물로 지목된 송병기(57)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5일 "당시 문 행정관과 안부 통화 중 김 시장 측근 비리와 관련된 일반화된 내용에 대한 이야기만 나눴을 뿐 시장 선거를 염두에 두고 제보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제보자(송 부시장)로부터 스마트폰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김 전 시장 및 그 측근 등에 대한 비리 의혹을 제보받았다"는 전날 청와대의 설명과는 배치되는 것이어서 제보 경위를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비위 첩보를 청와대 행정관에게 최초로 제보한 것으로 알려진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5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 부시장은 이날 오후 3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일 청와대가 발표한 청와대 제보 이첩 조사결과에 대한 제 견해"라며 이같이 밝혔다.

송 부시장은 "시점과 내용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2017년 하반기쯤으로 기억된다"며 "총리실 모 행정관과 안부 통화를 하던 중 울산시 전반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가, 시중에 떠도는 김기현 시장 측근 비리에 대한 얘기가 언론과 시중에 떠돈다는 일반화된 얘기를 중심으로 얘기를 나눈 것이 전부"라고 했다.

그는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사건은 이미 2016년부터 지역 건설업자가 수차례 울산시청과 울산지방경찰청에 고발한 사건이었고, 수사상황이 언론을 통해 울산시민 대부분에게 알려진 상태였다"며 "제가 말한 내용도 일반화된 내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밝힌다"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전날 "A 행정관(문 행정관)은 제보가 담긴 SNS 메시지를 복사해 (자기) 이메일로 전송한 후 출력했다"며 "그는 외부 메일망 제보 내용을 문서파일로 옮겨 요약하고 일부 편집해 제보 문건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송 부시장이 더이상 구체적인 제보 경위를 밝히지 않았지만 ‘통화를 하면서 얘기를 나눈 것이 전부"라고 한 것은 "SNS를 통해 제보했다"는 청와대의 설명과는 배치된다. 송 부시장의 말은 단지 얘기만 했을 뿐 SNS 메시지 등 ‘글’ 형태로 전달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경찰에 이첩된 ‘제보 문건’은 청와대에서 직접 작성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송 부시장의 설명은 기존에 보도된 언론 인터뷰와도 차이가 크다. 그는 전날 KBS 인터뷰에선 "정부에서 여러가지 동향들을 요구했기 때문에 그 동향들에 대해 파악해서 알려줬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동아일보는 이날 송 부시장이 "2017년 9~10월쯤 ‘울산 지역의 특이 동향이 있느냐’고 물어 김 전 시장 건을 문자로 보내줬다. 카카오톡인지 문자인지 기억이 안 난다. 그 뒤에도 2, 3차례 문자를 보내준 기억이 있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문 행정관과 관계에 대해선 "2014년 하반기 서울 친구를 통해 알게 됐다"며 "당시 (문 행정관은) 국무총리실 행정관으로부터 근무하고 있었으며, 가끔씩 친구와 만난 적 있었고, 통화도 간헐적으로 한두번 하는 사이였다"고 했다. 이 역시 "캠핑장에서 우연히 알게 된 사이라고 한다"는 청와대 측의 설명과는 차이가 있다.

송 부시장은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분명히 밝히는 것은 시장 선거를 염두에 두고 사건을 제보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라며 "양심을 두고 단 한번도 없다. 제보한 것에 대해 추호의 후회도 없다. 악의적인 여론 왜곡에 흔들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송 부시장은 이날 적어온 짧은 회견문만 읽고서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체 답하지 않고 서둘러 시청을 빠져나갔다. 기자회견장에서는 빠져나가려는 송 부시장과 그의 입장을 듣기 위한 기자들을 저지하려는 청원경찰 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교통 전문가 출신인 송 부시장은 1998년 울산시 교통정책연구담당(6급)으로 공직에 입문한 뒤, 2015년 7월 교통건설국장(3급)으로 퇴직했다.
2014년 7월 김 전 시장이 취임한 뒤 교통건설국장을 맡으며 김 전 시장과도 인연이 있다. 2015년 7월 계약기간 만료 후에는 울산발전연구원 공공투자센터장(부원장급)으로 2년간 근무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당시 송 부시장이 울산시를 나오면서 김 전 시장을 원망했다는 말이 나온다. 송 부시장은 2018년 지방선거를 8개월 앞둔 2017년 8월쯤 민주당 송철호 후보 캠프에 몸 담았다. 캠프에서는 정책을 총괄하는 역할을 했고, 송 시장 당선 후 2018년 8월 1급인 경제부시장으로 울산시에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