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이웃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창원시에 홈구장이 있는 K리그1(1부) 경남FC와 부산 구덕운동장을 홈으로 쓰는 2부 부산 아이파크다. 올 시즌 1부 11위를 한 경남과 2부 2위인 부산은 5일(부산·19시)과 8일(창원·14시)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승강전)를 치른다. 두 경기 결과를 합해 이기는 쪽이 다음 시즌 1부 리그에서 뛴다. 지면 2부행이다.

◇'회장사' 부산은 승격 4수생

부산은 이번이 네 번째 승격 도전이다. 지난 2015년 기업구단 최초로 2부에 떨어진 이후 매 시즌 상위권에 올라 1부 복귀를 노렸으나 번번이 좌절했다. 2016년엔 승강전에 나설 팀을 가리는 2부 플레이오프 첫판에서 떨어졌고, 2017년과 2018년엔 승강전엔 올랐으나 각각 1부 11위 팀인 상주 상무와 FC서울에 밀렸다. 1부 팀과 붙는 승강전만 따지면 2017년부터 3년 연속 출전이다.

경남 쿠니모토(왼쪽), 부산 호물로

부산은 대한축구협회장인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구단주로 있어 일명 '회장사'로 불린다. 강등된 것 부터가 불명예인데, 몇 년째 1부에 복귀하지 못해 애가 탈 만하다. 오죽하면 팬들 사이에서 "회장사가 계속 미끄러지는 걸 보면 K리그가 공정하단 얘기 아니겠느냐"는 자조 섞인 농담이 나온다.

부산은 올 시즌에 사활을 걸었다. 2015년 승강전에서 부산을 꺾고 수원FC를 1부로 끌어올렸던 조덕제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또 1부 사령탑 경험이 있는 노상래 전 전남 감독과 이기형 전 인천 감독을 코치로 임명해 조 감독을 보좌하도록 했다. 국가대표 김문환과 이정협, 올림픽대표 이동준·김진규에 특급 외국인 호물로(브라질)까지 핵심 멤버도 모두 지켰다. 선수들 이름값만 따지면 2부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부산은 올해 1부에 직행하는 1위 자리를 광주 FC에 내주고 2위에 머물러 또다시 승강전을 치르게 됐다.

이젠 1부 팀 경남을 꺾는 수밖에 없다. 일단 지난달 30일 FC안양과 치른 2부 플레이오프에서 호물로의 중거리슛 한 방으로 1대0으로 이겨 흐름은 탔다. 올 시즌 14골 2도움을 올린 호물로는 물론이고 13골 7도움으로 2부 MVP를 수상한 이동준의 기세도 좋다. 조 감독은 외부와 접촉을 끊고 두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경남, 천당에서 지옥 문앞까지

지난해 승격팀의 기적을 쓰며 1부 준우승을 차지했던 경남은 1년 만에 잔류를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하는 처지다. 아이러니하게도 2018년 호성적이 팀 발목을 잡았다. 그해 1부 득점왕(26골)과 MVP를 차지한 말컹(브라질)이 이적료 약 70억원에 중국 허베이로 떠난 걸 시작으로 수비형 미드필더 최영준(전북)과 중앙 수비수 박지수(광저우헝다)도 줄줄이 팀을 옮겼다. 이들이 깜짝 활약한 게 국내외 부자 클럽들에 쇼케이스로 작용한 셈이었다. 홀로 남은 일본인 미드필더 쿠니모토가 분전했지만 경남은 시즌 내내 하위권을 전전했고 결국 승강전까지 밀려왔다.

경남은 그나마 쿠니모토가 건재하고 시즌 중반 강원FC에서 이적해 온 장신 스트라이커 제리치(세르비아)가 팀 전술에 거의 녹아들었다는 데 기대를 건다. 2017년 2부 시절 부산에 3승1무로 우세했다는 점도 경남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대목이다. 경남 구단은 "수비적인 부분에 집중해 1차전에 반드시 기선을 제압하겠다"고 밝혔다. 2013년 승강전이 열린 이후 2016년(1·2차전 모두 무승부)을 빼고 1차전을 이긴 팀이 전부 1부행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