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에이드 몰라에이(왼쪽)가 최근 할트마 바툴가 몽골 대통령을 만나 몽골 시민권을 받는 모습.

이란 당국으로부터 고의 패배 지시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고 망명한 전 이란 국가대표 유도 선수 사에이드 몰라에이(27·81㎏급 세계 랭킹 3위)가 몽골 국기를 달고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3일 국제유도연맹(IJF)에 따르면 몰라에이는 최근 할트마 바툴가(56) 몽골 대통령을 만나 그의 몽골 시민임을 증명하는 공식 문서를 받았다. 연맹은 "몰라에이의 몽골 국가대표 데뷔전은 이달 중순 열리는 중국 칭다오 마스터스가 될 예정"이라며 "다가오는 국제대회들에도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기 위해 출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몰라에이는 지난달 일본 오사카 그랜드슬램에는 국제유도연맹 난민팀 자격으로 출전해 7위를 기록했다. 바툴가 대통령은 몽골의 레슬링 영웅이며, 몽골유도연맹 회장을 맡았던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해 인기를 얻은 정치인이다.

이란 대표였던 몰라에이는 올해 8월 도쿄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기 전 세계 랭킹 1위였다. 그는 9월 2일 연맹을 통해 "이란 올림픽위원회가 대회 준결승에서 일부러 지라고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적국인 이스라엘 선수와 결승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준결승에 소극적으로 임하다 한판으로 경기를 내줬다. 그는 대회를 마친 뒤 신변에 위협을 느낀다는 이유로 귀국하지 않고 국제사회에 도움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