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 내달 시행
포토라인 설치 금지→제한으로 수정
공개소환·구두 브리핑은 모두 폐지
검사 접촉 금지 등 '독소조항' 여전
법무부가 검찰 수사와 관련해 오보(誤報)를 낸 언론사의 검찰청 출입을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백지화했다. 논란이 커지자 한발짝 물러난 것이다. 사건관계인의 초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포토라인의 설치를 ‘금지’했던 대목도 ‘제한’하는 것으로 수정했다.
법무부는 29일 법무부 훈령인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오는 12월 1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지난달 30일 이 규정을 제정했다. 하지만 제정안에 오보에 대한 뚜렷한 기준 없이 오보를 낸 기자의 검찰청 출입을 제한하고, 포토라인 설치를 금지하는 조항이 담겨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법무부가 규정 시행을 앞두고 문제가 된 조항들을 개정한 것이다. 법무부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운영위원회, 정부 부처, 한국기자협회, 한국신문협회, 출입기자단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반영해 해당 조항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오보'를 낸 언론사의 검찰청 출입을 제한하는 조항을 삭제했다. 피의자·참고인 등 사건관계인이 '명시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한 언론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한 조항도 '원하지 않는 경우'로 수정됐다. 또 초상권 보호를 위해 포토라인 설치를 '금지'한 조항도 '제한'으로 완화했다. 언론의 취재를 차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공보관이 정정·반론 보도를 할 수 있는 요건도 ‘사건관계인의 명예, 사생활 등 인권을 침해하는 오보’로 수정됐다. 기존에는 검사 또는 수사 업무 종사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경우도 포함돼있어 수사 기관의 ‘자기 보호’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훈령이 시행되면 검찰은 공개 브리핑을 할 수 없다. 이른바 ‘티타임’으로 불렸던 검찰 관계자의 구두 브리핑이 금지된다. 피의자와 참고인의 공개 소환도 없어진다. 검찰 수사 사안에 대해서는 사전 승인된 공보자료 범위 내에서만 공개 가능하며 수사 업무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 전문공보관이 이를 담당한다. 국민적인 관심을 받는 사건일지라도 외부위원이 참여하는 형사사건 공개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예외적으로 공개한다.
법무부는 규정 시행을 앞두고 전국 66개 검찰청에 규정 설명 자료를 전달하고 전문공보관 16명 및 전문공보담당자 64명을 지정해 공보 교육을 실시했다. 또 대검 내부 지침(예규)인 '형사사건 공개 심의위원회 운영지침'을 마련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공개소환, 포토라인, 수사 관계자의 구두 브리핑 등 기존의 형사사건 공보 관행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사건관계인의 인권 보호와 국민의 알권리 보장이 균형을 이루고, 수사의 공정성이 담보되는 올바른 형사 사건 공보 기준을 정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언론의 취재를 제한하는 조항은 여전히 일부 남아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보 업무를 담당하지 않는 검사, 검찰 수사관 등은 언론사와 개별 접촉이 허용되지 않는다. 검찰 출입기자단은 해당 조항도 삭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전날 출입기자단에 "조항 수정을 전향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전해왔지만, 제정안에 마련된 조항이 그대로 개정안에 담겼다.